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3일 홈페이지에 14일부터 20일까지 주주총회를 여는 기업 중 23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미리 공시했다. 국민연금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포트폴리오 중 1%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들이다.
국민연금은 24개 상장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LG하우시스 (42,750원 ▲2,850 +7.14%), 현대글로비스 (178,800원 ▲800 +0.45%), 한미약품 (311,500원 ▼3,500 -1.11%), 풍산 (60,200원 ▲300 +0.50%), 현대위아 (57,600원 ▲100 +0.17%), 서흥 (21,450원 ▼150 -0.69%), 농심 (397,500원 ▲6,500 +1.66%), 신세계 (165,100원 ▲2,600 +1.60%), 아세아 (232,000원 ▼1,000 -0.43%), LG상사 (26,600원 ▼100 -0.37%) , 현대건설 (34,650원 ▲50 +0.14%) 등 11개 기업의 주총 안건 총 20개에 반대 의견을 냈다.
한미약품의 경우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후보로 오른 이동호 울산대학교 교수의 선임에 반대했다. 이 교수가 중요한 거래 관계 등에 있는 법인의 최근 5년 내 상근 임직원으로 근무,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초대단장을 맡아 국가 신약개발 사업에 참여했다.
이병길 전 태영회계법인 대표를 상임이사 및 사외이사 후보로 올린 서흥에 대해서는 이 전 대표가 이미 회사의 사외이사로 10년 이상 재직해 장기 연임에 따른 독립성 취약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이 전 대표는 1998년 2월부터 서흥의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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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에 대해선 계열사인 농심기획 외부감사인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으로서, 이해관계에 따른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며 신병일 회계사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에 반대했다. 신 씨는 1981년 삼정회계법인에 입사, 2017년까지 근무했는데 농심기획은 2010년부터 삼성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 감사를 받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을 맡고 있는 원정희 씨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의 안건에 대해 반대했다. 원 씨가 연간 상시 법률자문 계약을 맺는 등 중요한 이해관계에 있는 법무법인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으로 활동해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에 대해선 박성득 변호사,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에 대해 각각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재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이들이 앞서 현대건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회사의 분식회계에 대해 이사로서 감시·감독 의무 및 충실 의무를 다하지 못해 주주 권익을 침해한 이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위아는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안성훈 서울대학교 교수가 회사와 이해 관계가 있어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로 반대했다. 안 교수는 서울대 기계학공공학부 교수로, 대학산업기술지원단장도 맡고 있다.
이밖에 국민연금은 LG하우시스, 현대글로비스, 풍산, 현대위아, 서흥, LG상사의 이사보수한도액 승인에 관해 반대했다. 이사 보수총액 또는 최고 한도액으로 인당 평균 6억3400만원을 제시했는데, 경영 성과에 비해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해당 기업들은 지난해(서흥은 3분기 기준) 수익이 30% 이상 하락하거나 적자로 전환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