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감염 파트너 때문"…'HPV바이러스'에 밤잠 설치는 대학생들

뉴스1 제공 2019.03.1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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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성관계 전 예방접종 2회 맞아야 예방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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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인턴기자 = # 대학교 신입생 최모씨(20)는 산부인과에 다녀온 후 걱정이 태산이다. 가다실을 한차례 접종했는데도 몸속에서 고위험군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고민 끝에 남자친구를 데리고 산부인과를 찾았다.

13일 산부인과 업계에 따르면 세포진 검사나 질 확대경 검사 등 'HPV 바이러스' 검사를 받기 위해 내원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HPV 바이러스'는 구강과 생식기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여성의 질 점막에 서식한다. 대개 젊은 성인 몸속으로 들어온 바이러스의 90%는 치유돼 사라지지만, 면역력이 약하면 외음부암 및 구강암, 항문암 등을 일으킨다.



최영준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연적으로 또는 성 경험이 없는 여학생 몸에서 'HPV 바이러스'가 검출된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성관계 파트너가 1명이고, 첫 성관계를 하고 1~8개월 뒤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애인을 통해 감염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HPV 바이러스'는 200여종에 달하며, 그중 40여종이 생식기 감염을 일으킨다.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31, 33, 35, 39, 45, 51, 52, 56, 58, 59, 66, 69, 73번이다. 저위험군인 3, 6, 11, 34, 40, 42, 44, 54, 61, 70, 72, 81번으로 사마귀나 곤지름 등 성기 주변에 물집을 만든다. 'HPV 바이러스'의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예방접종을 통해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200종이 넘는 모든 'HPV 바이러스'를 한 번에 막는 예방주사는 아직 없다. 현재로서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16번과 18번 바이러스를 막는 백신을 접종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백신 종류는 2종의 바이러스를 막는 서바릭스 2가(16·18번)와 가다실 4가(6·11·16·18번), 가다실 9가(6·11·16·18·31·33·45·52·58번) 등이 있다. 예방접종은 만 9~13세, 늦어도 26살 전에 맞는 게 좋다. 1년간 2차례 예방접종을 맞으면 예방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남성 역시 파트너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고,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음경암과 고환암 등이 발병할 수 있어 백신을 맞아야 한다. 하지만 여성과 달리 남성은 보건소나 위탁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예방접종을 맞을 수 없다. 남성들의 예방접종 비용은 만14세 미만 40만원, 만14세 이상은 최소 60만원이다.

김진욱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남성들의 HPV 바이러스 예방접종률은 1% 미만으로 매우 낮다"며 "국내에는 남성 HPV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키트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HPV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안전한 성생활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성관계 파트너는 1명으로 제한하고, 관계를 맺을 때 콘돔 등 피임기구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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