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랑 같이 가면 정보 못 줘" 美, 독일에 '경고'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3.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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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국이 獨 재무장관에 보낸 서신 입수·보도…"中에 정보갈까 우려, 전과 같은 수준의 정보공유 기대 못해"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이 독일에 대해 화웨이 5G 장비를 이용해 차세대 모바일 인프라 구축을 진행할 경우, 독일 정부와 정보 공유를 제한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화웨이 장비 사용을 둘러싸고 동맹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처드 그리넬 주 독일 미국 대사는 올라프 슐츠 독일 재무장관에게 지난 8일 서신을 보냈다. 서신은 독일이 5G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시에 화웨이 혹은 다른 중국 장비를 사용한다면, 미국은 독일 보안기관과 과거와 같은 수준의 협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WSJ는 "미국이 화웨이를 배척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의 안보 협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동맹국에 명시적으로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무엇보다 유럽의 안보기관들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정보력에 크게 의존해 왔다"고 설명했다.

서한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내부 등에서 쓰는 보안 통신 시스템이 정보보안 및 정보공유에 필수적이며, 화웨이나 ZTE와 같은 기업들이 정보교류의 기밀을 훼손할 수 있음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가 인용한 미국 국무부 한 고위 관계자는 "독일이 5G 인프라 구축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허용하더라도 미국은 독일 베를린 측과 정보 공유를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보공유의 수준은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은 독일과 공유하는 모든 정부가 결국엔 중국에 돌아갈 것이라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그동안 정보보안을 이유로 동맹국들에 대해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호소해왔다.

이에 대해 뵈른 그륀벨더 독일 연방내무부(BMI) 대변인은 지난달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보안이슈 등) 새로운 잠재 위험들에 대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도 "5G 장비에서 특별히 한 업체만을 배제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며 계획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는 독일이 차세대 통신장비 시설 구축에서 특정 기업 배제를 목적으로 화웨이의 5G 장비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또 이달 초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연방기관들의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한 것은 위헌이라며 미국 정부를 고소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한편 미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독일에 보낸 것과 비슷한 서신을 다른 동맹국에도 전달할 지를 묻는 WSJ의 취재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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