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지각'…추락기 놓쳐 '구사일생' 그리스男

머니투데이 류원혜 인턴기자 2019.03.1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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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기 탑승 안한 유일한 승객"…149명 전원 사망

좌=2분 지각해 추락기를 놓쳐 목숨을 건진 그리스 남성 안토니스 마브로풀로스, 우=추락사고를 당한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탑승권/사진=페이스북 캡처좌=2분 지각해 추락기를 놓쳐 목숨을 건진 그리스 남성 안토니스 마브로풀로스, 우=추락사고를 당한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탑승권/사진=페이스북 캡처


탑승구에 2분 지각해 추락기를 놓쳐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그리그 남성이 있어 화제다. 이 남성은 탑승객 149명이 전원 사망한 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150번째 승객이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국적의 안토니스 마브로풀로스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사고기 탑승권 사진과 함께 150번째 희생자가 될 뻔 했던 사연을 소개했다.



비영리단체 국제고체폐기물협회(ISWA) 회장인 그는 당시 유엔환경계획 연례회의에 참석차 에티오피아에서 케냐 나이로비로 갈 예정이었다.

마르포풀로스는 '나의 행운의 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내가 제 시간에 탑승 게이트에 도착하도록 도와준 직원이 없어 화가 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내가 도착했을 때 게이트는 닫혀 있었고 나를 태우라고 승무원들에게 소리쳤지만 승무원들은 허락하지 않았다. 2분 지각하는 바람에 탑승구가 닫혀 사고기에 탑승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11시20분에 출발하는 다음 항공편을 예약했지만, 이것마저 안전상 이유로 탑승할 수 없었다. 항공사측은 격렬하게 항의하는 그를 공항경찰대로 안내했고, 경찰은 그에게 항의하지 말고 신에게 기도하라고 했다. 마르포풀로스는 추락기인 ET302에 타지 않은 유일한 마지막 승객이었기 때문.

마로포풀로스는 "나는 두 번의 우연하고 작은 실수로 비행기를 놓쳤다"며 "우리의 삶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수백만개의 실들로 이뤄져있는 것 같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많은 친구들과 가족들 모두에게 따뜻한 감사를 표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케냐 나이로비로 가던 에피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여객기(편명 ET302)'는 10일 오전 8시38분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이륙한지 6분 만에 남동쪽으로 약 60여km 떨어진 비쇼프투시 근처에서 추락했다. 탑승객 149명과 승무원 8명 중 생존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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