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SI·VC도 공모 경쟁률 1000:1…달아오른 IPO시장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3.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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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케어텍 수요예측·미래에셋벤처투자 청약 경쟁률 1000대 1 넘어…"공모시장 연초효과 뚜렷"

지난해 하반기 극심한 투자심리 위축에 시달린 공모 시장의 분위기가 확 변했다. 연초부터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공모 기업이 줄줄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IPO(기업공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모절차를 밟은 이지케어텍의 수요예측 경쟁률,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공모 경쟁률은 각각 1108.03대 1, 1021.77대 1을 기록했다.
병원SI·VC도 공모 경쟁률 1000:1…달아오른 IPO시장


이지케어텍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병원의료정보시스템(HIT)을 공급하는 이지케어텍은 큰 범주로 보면 SI(시스템통합) 업종에 속한다. 그동안 공모 시장에서 SI는 비교적 큰 주목을 받은 업종이 아닌데도 흥행에 성공했다. 병원정보시스템이란 특화된 시장에서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해 하반기 공모 시장에서 나타난 벤처캐피탈(VC)에 대한 저조한 투자심리를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럼에도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모두 흥행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미래에셋금융그룹과 다양한 시너지 창출, 자기자본(PI) 투자 경쟁력 등에서 차별화된 투자 매력을 강조한 공모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지케어텍과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공모 결과를 받아든 데는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태도 변화가 한몫했다. 지난해 하반기 우리 증시의 전반적인 침체와 맞물린 공모 시장 위축 흐름이 반전을 맞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앞서 공모에 나선 천보와 에코프로비엠은 공모규모가 1000억 원 이상의 대어급 딜(거래)이었는데도 수요예측 경쟁률이 각각 891.09대 1, 988대 1로 흥행에 성공했다. 공모 규모가 1000억 원이 넘는 IPO 기업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대 1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는 우선 연초 이후 우리 증시가 일정 부분 반등에 성공한데다 해가 바뀌면서 기관투자자의 투자 집행 수요가 부각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 IPO 시장 계절적 특성상 사업보고서 확정 등 이유로 1분기 공모 절차를 밟는 기업이 많지 않아 투자수요가 집중된 현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PO 기업의 잇따른 공모 흥행으로 신규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의 공모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IPO에 나선 기업은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비교적 보수적인 경향을 나타냈는데, 앞으로 보다 공격적으로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노믹트리, 현대오토에버 등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1분기엔 IPO 기업이 많지 않아 투자수요가 분산되지 않는데다 기관투자자의 유동성이 풍부한 편이라 비교적 공모 흥행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홈플러스 리츠 등 대어급 기업이 줄줄이 공모에 나설 예정이라 이 같은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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