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이 저지른 실수를 피하려고 한다"며 "그 중 하나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조치라는 술책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차 회담에 열려 있다. (북한이) 다시 돌아와 '빅딜'에 대해 얘기하는 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협상 시간표도 제시했다.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FFVD가 성취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 발사장 정상가동 징후에 대해 "1년 뒤에 알려주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1년 1월까지다. 지금부터 1년 뒤인 2020년 3월쯤이면 재선 여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시기다. 그 때쯤이면 북미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내' 해결을 자신한 것 역시 김 위원장의 조급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김 위원장은 '톱다운' 협상이 가능한 트럼프 정권과 제재를 해제하는 협상이 타결되길 원한다. 북한 비핵화에 회의적인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면 김 위원장의 '경제발전' 구상은 실현되기 어렵거나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차 회담 당시 북미 막후 협상을 주도했던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한 강연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와 북한이 추진하던 북미 수교 등 화해 분위기가 그 해 11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중단됐던 전례를 김 위원장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고 누누이 강조한 것도 '시간은 내 편'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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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미국의 이런 협상 전략이 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할지 여전히 미지수라는 점이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북미 협상 관련 한 토론회에서 "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은 미국보다 더 대화를 필요로 한다"면서도 "미국이 '일괄타결' 방식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먼저 임기 내 비핵화 달성 목표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은 미국이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단계적 조치'를 원하지만 이를 증명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협상 교착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