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엘리엇, 주총 표심에 안간힘…'홍보영상까지'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3.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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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모비스 사외이사 홍보영상 배포...경쟁사 CEO 등 적절성 문제, 의결권자문사도 반대

엘리엇이 공개한 사외이사 후보 홍보영상 /사진=영상 캡쳐엘리엇이 공개한 사외이사 후보 홍보영상 /사진=영상 캡쳐


현대자동차와 주주총회 표대결을 앞두고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홍보영상까지 제작하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사외이사 후보를 소개하는 영상 제작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엘리엇이 궁지에 몰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엘리엇은 지난 7일 자사가 추천한 현대차 (254,500원 ▼4,500 -1.74%), 현대모비스 (221,500원 ▼5,500 -2.42%) 사외이사 후보를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외이사 선임은 엘리엇이 오는 22일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한 주주제안 안건 중 하나다.



엘리엇은 현대차에 △존 리우 베이징 사범대 교육기금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달 맥긴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 △마가렛 빌슨 CAE 이사를, 현대모비스에 △로버트 알렌 크루즈 주니어 카르마오토모티브 CTO(최고기술경영자) △루돌프 윌리엄 본 마이스터 전 ZF 아시아퍼시픽 회장을 추천했다.

엘리엇은 이들 사외이사가 직접 출연한 영상을 제작했다. 엘리엇은 홍보영상에서 “현대차그룹 실적이 우려스러운 수준인 만큼 회사를 더 나은 길로 이끌기 위해 22일 주총에서 모든 주주들이 투표할 수 있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영상에서 각각의 사외이사 후보들은 자신의 경력과 향후 역할을 소개했다. 예컨대 리우 의장은 자신이 SK텔레콤 중국 사업을 이끌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CTO 전문가인 점을 강조했다.

다급한 엘리엇, 주총 표심에 안간힘…'홍보영상까지'
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 홍보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경쟁하는 것도 드물지만 홍보 영상까지 만든 것은 정말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만큼 엘리엇이 표심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는 이야기다. 소액주주들이 접근하기 쉬운 홍보영상을 배포해 저인망식으로 표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ISS와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글래스 루이스’가 현대차의 손을 들어주면서 엘리엇은 표 대결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가 제시한 사외이사가 주주 지지를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 중 △현대차와 수소연료전지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회사의 CEO(랜달 맥긴)△ 현대모비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기업의 CTO(로버트 크루즈)까지 있어 적절성이 문제 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에 모두 반대했다. 현대차 이사회는 “엘리엇이 추천한 후보자들의 전문성이 특정 산업에 치우쳐 있고 이해상충 우려가 있어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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