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불참 3인 "청년·여성·비정규직, 보조아냐"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9.03.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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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위원장 '보조축' 발언에 청년·여성·비정규직 상처, 사과하라"

11일 오전 경사노위 본위원회에 불참한 청년·여성·비정규직 계층대표 3인이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공동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해진 기자11일 오전 경사노위 본위원회에 불참한 청년·여성·비정규직 계층대표 3인이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공동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해진 기자


11일 재소집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본위원회에 또다시 불참한 노동자위원 3명이 "청년·여성·비정규직은 사회적 대화의 보조축이 아니다"라며 "경사노위 운영체계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청년·여성·비정규직을 대표하는 계층위원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공동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조직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장에서 저희 3명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불참했다"고 말했다.

경사노위 불참 원인으로는 7일 합의 불발 직후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의 발언을 꼽았다.



이들은 "7일 본위원회가 무산된 직후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일부에 의해 전체가 훼손됐다'거나 '청년·여성·비정규직은 보조축'이란 막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취약계층의 목소리가 사회적 대화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경사노위 운영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인은 줄곧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에 반대해왔으나 이를 의제로 다룬 경사노위 산하 의제별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소외당했다는 입장이다.

나지현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는 미조직 노동자가 대다수인 청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에 타격이 큰 의제"라며 "의제별위원회에 참가해 계층을 대변하겠다고 요청했으나 (경사노위가) 받아들이지 않았고, 본위원회에 참여해 거수기 역할을 하란 식이었다"고 지적했다.


나 위원장은 "문 위원장의 '보조축' 발언에 상처받은 청년·여성·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불참을 선언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문 위원장 '보조축' 발언을 이야기하며 울컥하기도 했다.

청년대표인 김병철 위원장은 "경사노위는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로 출범했고,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가 참여 한 것"이라며 "탄력근로제 논의 과정에서 3인의 목소리는 배제됐고 본위원회 거수기로 전락해 참담했다"고 꼬집었다.

이남신 소장 역시 "명백한 노동개악인 탄력근로제 합의안에 대한 청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우려를 전달하고 합의안 수정을 요구했다"며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은 합의안의 단 한글자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3인은 본위원회 참여조건으로 △계층별 대표 목소리가 반영되는 구조로의 운영체계 개편 △'보조축'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노동자 건강권·안전권이 보장된 탄력근로제로의 합의안 수정을 요구했다.

경사노위는 이달 7일 탄력근로제 6개월 확대운영안을 의결하기 위해 본위원회를 열었으나 3인이 합의안에 반대해 회의를 보이콧하면서 파행됐다.

경사노위법에 따르면 본위원회 안건 의결을 위해서는 사용자 위원과 노동자 위원이 각 2분의 1 이상 출석해야 하는데, 총 4명 중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제외한 3인이 빠지면서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경사노위는 11일 본회의를 재소집했으나 이날도 3인이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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