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일주일…3월, 잔치는 끝났나?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1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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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브리핑] 美 증시, '글로벌 경기둔화' 공포에 5일 연속 하락…"이젠 경기둔화가 시장의 중심 스토리"

최악의 일주일…3월, 잔치는 끝났나?


올들어 최악의 일주일이었다. 지난주(4∼8일)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닷새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내리 추락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의 기대감은 잦아들고, 글로벌 경기둔화의 공포가 무대 중앙을 차지했다.

이번 랠리는 이것으로 끝일까? 당분간 큰폭의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새로운 호재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뉴욕증시, '글로벌 경기둔화 공포'에 5일 연속 하락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거래일 동안 2.2% 떨어지며 2만5450.2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2.2% 하락하며 2743.07로 내려섰다. 주간 기준으로 올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당초 기대를 모았던 2800선 안착에 실패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일주일새 2.5% 하락하며 7408.14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의 주간 연속 상승 기록도 10주로 끝났다.



ECB(유럽중앙은행)가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대폭 낮춘 데 이어 8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에서도 암울한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중국 해관(세관)에 따르면 중국의 2월 수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줄었다. 2016년 2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또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 수는 2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월 30만4000명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18만명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을 강타한 2017년 9월 이후 17개월만에 최저치다. 경기둔화에 미 중부의 이상한파까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경기 하강이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FTSE러셀의 알렉 영 상무는 "미국의 이번 고용 지표는 경기둔화에 대한 공포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기업 실적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이트레이드의 마이크 로이벤가르트 투자전략가는 "이번 고용 지표를 이번주 나올 물가상승률과 합쳐서 봐야 한다"며 "만약 물가까지 실망스럽다면 이는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중 정상회담, 다음달 열릴 수도"…무역합의 지연?

한편 당초 이달말로 예상됐던 미중 정상의 무역협상 타결이 다음달로 미뤄질 수 있다는 백악관 참모의 발언이 나온 것도 시장의 실망감을 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NEC(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8일 블룸버그TV에 출연,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미중) 두 정상간 회담이 아마 이달말 또는 다음달초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WSJ 등 주요 외신들은 미중 양국의 새 무역협정을 위한 정상회담이 이달말 열릴 것이라고 보도해왔다.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도 이날 WSJ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선) 양측 간 상당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데 양측 모두 동의했다"면서 "우리는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날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무역 합의를 거부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만약 우리나라(미국)를 위해 매우 좋은 거래가 아니라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국익에 충분한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 지난달말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때처럼 마지막 순간 합의를 거부할 수 있다는 뜻이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넌 투자전략가는 "(미국의) 고용이 둔화되고 있다는 데 이론의 여지는 없다"며 "미국 고용 악화보다 중국의 수출 급감과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주가 하락의 주된 이유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중심 스토리가 관세와 글로벌 경기둔화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없지 않다. MRP파트너스의 피터 퍼킨스 이사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가격 조정은 불가피했다"면서도 "경제의 근본적인 조건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잠재성장률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과 유럽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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