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한반도 비핵화 처음부터 비현실적 요구 안돼"(상보)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9.03.0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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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 외교 분야 기자회견 "대화 지속되면 한반도 비핵화 반드시 달성"…화웨이 사건에 대해선 "정치적 탄압" 비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8일 베이징 양회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신화통신 홈페이지 캡처.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8일 베이징 양회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신화통신 홈페이지 캡처.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8일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지속적인 대화를 강조하면서 처음부터 문턱을 너무 높이거나 비현적인 요구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화웨이 사건'과 관련해선 단순한 법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탄압이라며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왕 부장은 이날 베이징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무산 후 중국의 역할과 기대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이번 회담이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해법의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본다"면서 "양측이 장벽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고 솔직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북미 양측이 인내심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것을 독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또 "대화가 멈추지 않고 방향이 변하지 않는 한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목표는 반드시 달성될 것으로 본다"면서 "한반도 핵문제는 수십 년을 끌어오고, 여러 가지 갈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번에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처음부터 너무 높은 문턱을 설정하거나, 비현실적인 요구를 일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면서 "문제는 역사의 한계를 뛰어넘고 서로 믿지 않는 저주를 깨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북미 정상이 지난 회담에서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놓고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요구안들을 내놓으면서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해결 방안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포괄적 로드맵을 공동으로 마련하는 것"이라고 제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계별, 동시적으로 접근한다는 사고 아래 서로 구체적인 조치를 명확히 하며 각국이 합의한 감독 기제에 따라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순서에 따라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20년 넘게 이를 위해 노력해왔고 중국의 역할은 대체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음 단계로, 중국 측은 여러 나라와 함께 이미 정한 목표를 향해 우리의 공헌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왕 부장은 미국 정부가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기소하고 화웨이의 보안 문제를 계속 공격하는데 대해선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그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보면 최근 중국의 특정 기업과 개인을 겨냥한 행위는 단순한 사법 사건이 아니라 의도적인 정치적 탄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과 국민의 정당하고 합법적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으며, 계속해서 강구할 것"이라며 "또 관계기업과 개인이 법적 무기를 들고 자신들의 권익을 수호해, '침묵하는 양'이 되지 않도록 지지할 것"말했다.

왕 부장은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한 기업의 권익이 아니라 한 국가, 한 민족의 정당한 발전 권리이며, 전 세계가 자신의 기술 발전 수준을 높이기를 희망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권리"라며 "우리는 모두 규칙을 준수하고, 편견을 버리고, 각국 기업들이 함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각국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교류 환경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여전히 갈등 보다는 협력을 통한 이익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미중 관계는 전통적으로 협력과 마찰이 병존해 왔지만 우리는 시종일관 협력이 차이 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상호 존중을 견지하고 대등한 협상에 매진한다면 어떤 난제도 결국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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