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도 안돼'…현대차, 왜 카드사와 부딪히나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김남이 기자 2019.03.07 17:33
글자크기

車업계 "일방적 카드수수료율 인상, 추가비용 수백억원"…"인상 이유 없어"

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에서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현대자동차 양재동 본사에서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현대자동차가 7일 BC카드에도 신용카드 가맹점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현대차 (295,000원 ▼3,000 -1.01%)와 계약을 해지한 카드사가 총 6곳으로 늘어났다. 지난 1일 카드 수수료율 인상으로 인해 자동차업계와 카드업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기아자동차와 함께 지난 4일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 등에 오는 10일(기아차 (129,300원 ▼2,200 -1.67%)는 11일)부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현대차는 당시 협상 명단에 남았던 BC카드와도 사흘 만에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상에 최선을 다했으나 BC카드 측이 일방적으로 8일 수수료 인상 강행을 알려왔다"며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예기간을 두고 오는 14일부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카드업계와 부딪치는 이유는 '카드 수수료율 인상'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납득할만한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카드 수수료율 0.1~0.2%포인트를 올렸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수익성이 좋은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인상하려면 마땅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ROA(총자산이익률)은 1.88%인데, 현대차 자동차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4%에 불과했다.

한국GM은 4년간 총 3조원 누적적자를 기록했고, 쌍용차도 2017년 1분기 이후 8분기째 적자를 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올리면 수백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수수료율 산정기준인 카드사의 적격비용이 오히려 감소해 수수료율 인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적격비용은 △자금조달 비용 △위험관리비용 △마케팅비용 △거래승인/매입정산 등 비용 △일반관리비용으로 구성된다.


이 중 올해 적용될 적격비용의 토대가 될 2015~2017년 기준 카드사들의 조달금리가 하락하고 연체채권비율이 감소했다. 일례로 신한카드의 3년 평균 조달 금리는 4.29%(2012년~2014년)에서 2.80%로 1.49%포인트 감소했다.

자동차업계는 마케팅 비용의 경우 카드사와 자동차사 간 제휴 마케팅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카드사들이 건당 최대 수천만원까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자동차고객을 유치하려고 자체 마케팅을 벌이는데 이 비용을 자동차사가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가 기간 산업인 자동차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수수료율 인상을 강행하려고 한다'며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