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증시 '컴백' 지누스, 하반기 코스피 상장 추진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03.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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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매출·수익성 정상화…"신규시장 진출 생산 능력 확보"

14년만에 증시 '컴백' 지누스, 하반기 코스피 상장 추진


침대 매트리스 제조업체인 지누스가 14년 만에 국내 증권시장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아마존·월마트 등의 온라인 유통망을 장악하며 북미 외 신규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누스는 오는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하반기 내 코스피 상장에 나설 계획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매트리스 제조업체인 지누스는 텐트 제조업체인 진웅이 전신이다. 지난 2000년 상호를 변경했다. 2005년 코스피에서 경영 악화로 적자를 지속하며 상장폐지 된 바 있다. 연내 상장에 성공할 경우 14년여 만에 증권시장에 복귀한다. 진웅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이윤재 회장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분율 43.68%를 확보하고 있다.

회사는 주력인 텐트 제조사업을 미국계 사모펀드(PEF) 워버그 핀커스에 매각하고 매트리스 제조에 주력했다. 아마존·월마트·코스트코 등 미국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겨냥해 매트리스 부피를 5분의 1로 압축해 포장하는 기술을 적용,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성공을 거뒀다. 지난 3분기 기준 지누스의 해외 매출 비중은 99.1%로, 전체 매출액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96.8%다.



지누스는 지난 2014년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매매시장 K-OTC 등록 기업으로 지정됐다. 7일 현재 기준 장외거래가 주당 6만8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외거래가 기준 시가총액 역시 8000억원을 돌파했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 10월 지누스에 100억원 규모 CB(전환사채)를 인수했다. 표면이자율 0.0%, 만기이자율 3.0%로 주당 전환가액은 5만원이다. CB전환 시 신주를 포함한 기업가치는 6324억원으로 책정됐다.
회사는 당초 지난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해 하반기 매트리스 폴레우레탄 원료인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익성 감소로 상장 일정을 늦췄다. 최근엔 원재료 가격이 안정되면서 수익성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기준 매출액 4543억원, 영업이익 442억원, 당기순이익 3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0.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7.7%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2.3% 감소했다. 상반기 실적까지는 TDI 재료 수급에 영향을 받았으나 3분기는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누스는 사업 특성상 순이익률이 TDI 가격에 연동될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원재료가 변동에 따른 영향이 있었으나 3분기부터 원재료가가 안정되면서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해 원재료 수급 안정화를 위해 기존 중국 생산법인 외에도 제3국가 공장 두 곳을 인수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지면서 중국 생산법인에서 생산한 제품의 관세율 변동이 대두되자 생산지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회사 측은 이번 신규 생산법인 확보로 매트리스 생산능력(CAPA)이 증대되면서 호주·중국 등으로 판매 지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지누스 관계자는 "그간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이유는 북미 시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에도 생산능력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아마존이 진출한 일본·유럽 등 많은 국가에서 '러브콜'을 받는 상황으로 제3국의 생산기지 확보로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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