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동당서 전용차 갈아탄 이유 "中·베트남 궤도 차이"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9.03.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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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北·中 철도는 표준궤, 베트남은 협궤 사용…바퀴 바꾸면 안정성 저하

(랑선성=뉴스1) 박세연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4일 앞둔 23일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 모습.   일부매체는 정상회담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해 베트남 하노이에 올 것이라 관측했다. 2019.2.23/뉴스1   (랑선성=뉴스1) 박세연 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4일 앞둔 23일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 모습. 일부매체는 정상회담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해 베트남 하노이에 올 것이라 관측했다. 2019.2.23/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방문 길에 중국·베트남 접경지역에서 열차를 내려 승용차로 갈아탄 이유는 철도 궤도의 차이때문이란 진단이 나왔다. 중국과 베트남의 철도 폭이 달라 열차를 이어서 운행하기 어려웠단 것.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추진을 위한 남북 통합철도망 구축' 토론회 중 "김 위원장이 베트남 동당역에서 차량으로 갈아탄 건 베트남이 협궤를 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23~26일 전용열차로 평양~중국 단둥~톈진~난닝을 거쳐 중국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까지를 열차로 이동한 뒤 동당역에서 승용차로 갈아타 하노이까지 왔다. 귀국길도 같았다.

나 원장은 "궤도 폭이 달라질 때 바퀴를 바꿔서 운행할 수도 있지만 폭 차이가 너무 커서 안정성에 굉장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그래서 이곳(동당역)에서 내려 도로로 하노이까지 이동한 것"이라 부연했다.



북한과 중국의 철도는 표준궤(1435mm)를 쓰지만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협궤(1000mm)를 쓴다. 통상 궤간 차이가 나는 구간에선 열차 바퀴를 교체해 운행하기도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철도로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도 이 방법을 택했다. 러시아 철도는 광궤(1520mm)라 북한의 표준궤와 달라 접경지역인 두만강역에서 광궤에 맞는 바퀴로 갈아끼운 뒤 러시아 구간을 운행한 것이다.

그러나 광궤→표준궤 차이가 85mm로 비교적 작아 바퀴 교체로 운행이 가능한 반면, 표준궤→협궤 차이는 435mm로 상당하다. 이 때문에 열차 바퀴를 갈아끼워 운행 할 경우 안정성이 급격히 저하돼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시엔 이 방법이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전세계 철도는 약 10여 개의 궤간 시스템을 갖고 있다. 가장 폭이 좁은 궤도는 600mm며 가장 넓은 1676mm 궤도까지 있다. 이 중 가장 비중이 큰 게 우리나라가 쓰는 표준궤(1435mm)다.

궤도가 다른 국가간을 운행하는 국제열차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궤간차를 극복한다. 대표적으로 다른 열차에 옮겨 싣는 환적 방법이 있고 열차의 바퀴를 교체하는 대차교환이 있다.



달라지는 궤도 폭에 맞춰 바퀴가 자동적으로 달라지는 궤간가변시스템도 있다. 현재 광궤를 쓰는 스페인이 표준궤를 이용하는 다른 유럽국가의 철도와 직통할 때 이 기술을 쓰며, 폴란드 등에서도 상용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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