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베네수엘라, 美기자 이어 獨대사도 쫓아냈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3.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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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최근 두 달 억류 경험 외신기자 34명"
美 존 볼턴, 마두로정권에 '금융제재' 경고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한 나라 두 대통령' 내홍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현 정부가 미국인 기자를 체포한 뒤 추방을 명령했다. 또 후안 과이도 임시정부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독일 대사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내렸다.

지난 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체포·억류한 미국 국적 기자를 추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프리랜서 기자 코리 웨들과 함께 일하던 베네수엘라인 카를로스 카마초가 집으로 들이닥친 베네수엘라 군 방첩요원들에 의해 연행됐다. 두 사람은 12시간의 구금 끝에 풀려났으며, 웨들 기자는 카라카스 공항으로 보내져 미국행 비행기를 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웨들은 2014년부터 베네수엘라에 거주하면서 마이애미 지역 방송국 WPLG에 현지 소식을 전해왔으며, 영국의 텔레그래프에도 기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웨들의 체포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취재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기자의 체포는 베네수엘라가 미국 텔레비전 네트워크 '유니비젼'(Univision) 소속 기자 조지 라모스를 추방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현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내용의 질문을 한 뒤 휴대폰과 카메라, 심카드 등을 뺏기고 추방된 것으로 보도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올 들어 베네수엘라에서 억류된 외신 기자의 수가 급증했다. 지난 두 달 동안 구금된 언론인은 총 34명으로 이중 일부는 추방됐다.


베네수엘라의 이 같은 행태에 미국은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 국무부는 "마두로 정권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킴벌리 브라이어 미국 중남미 담당 외교 책임자는 "기자인 것이 범죄는 아니다"라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해외 금융기관들이 마두로 및 부패 집단과의 불법 거래에 관여할 경우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베네수엘라는 웨들 기자에게 추방 명령을 내린 같은 날 다니엘 크리너 주 베네수엘라 독일 대사에 대해서도 내정간섭을 이유로 48시간 내 출국하라고 명령했다. 크리너 대사는 지난 4일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후안 과이도를 공항에서 맞이하며 환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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