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오버랩'…GM 떠나니 美로즈타운이 울었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3.0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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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쉐보레 공장 가동 중단
노동자 수천명 일자리 잃어
지역 경제에도 엄청난 충격

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로즈타운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공장. 쉐보레 크루즈를 생산하던 이 공장은 올해 안에 폐쇄될 예정으로 이날 가동을 중단했다. /AFPBBNews=뉴스1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로즈타운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공장. 쉐보레 크루즈를 생산하던 이 공장은 올해 안에 폐쇄될 예정으로 이날 가동을 중단했다. /AFPBBNews=뉴스1


6일(현지시간) 오후 3시쯤 미국 오하이오 주 로즈타운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 공장에서 '쉐보레 크루즈' 한 대가 출시됐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마지막 차량이자, 미국에서 만들어진 최후의 쉐보레였다. 로즈타운 공장은 이 차량을 마지막으로 가동이 완전히 멈췄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안에 폐쇄된다. GM은 멕시코 공장에서 쉐보레를 계속 생산할 방침이지만, 미국에서는 판매하지 않을 방침이다.

1966년 설립된 이후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1600만대 이상을 생산한 로즈타운 공장은 GM이 올해 안에 폐쇄하기로 한 북미 지역 공장 5곳 가운데 제일 먼저 문을 닫는 곳이다. 공장 직원들은 이날 마지막 쉐보레 크루즈 사진을 찍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들 중 일부는 미국 내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남아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한다. 오하이오 주의 쉐로드 브라운 상원의원은 "정말 슬픈 날이다. 이 노동자들은 GM의 심장이자 영혼이었다"고 애석해했다. GM은 전날 오하이오 주 웨스트 체스터의 서비스센터와 부품 창고도 폐쇄하고, 직원 101명을 다른 곳으로 전출시키거나 내보냈다.



GM은 지난해 11월 1만5000명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2월 한국 군산 공장도 폐쇄했다. 판매가 저조한 일반 차량 생산은 줄이고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한 결정이라고 GM은 설명했다. 소형 승용차인 쉐보레 크루즈를 생산하던 로즈타운 공장은 구조조정 대상 1순위에 올랐다. GM은 이미 2017년부터 로즈타운 공장의 생산물량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한때 5400명에 육박하던 노동자 숫자도 1500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6일(현지시간) 가동을 중단한 GM의 오하이오 주 로즈타운 자동차 공장 앞에서 공장 재가동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던 노동자들이 서로를 위로해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6일(현지시간) 가동을 중단한 GM의 오하이오 주 로즈타운 자동차 공장 앞에서 공장 재가동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던 노동자들이 서로를 위로해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
당장 지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았다. 공장 폐쇄로 사람들이 떠나면서 도시는 점차 유령도시로 변하고 있다. GM에 부품을 공급하던 협력사에서 일하던 스캇 메자페소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시급 22달러를 받았으나, 공장이 문을 닫은 뒤에는 시급 11달러짜리 피자가게 일자리도 얻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WP는 "지난해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20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지만 모든 지역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많은 지역이 최근 몇 년간 일자리를 잃는 운명을 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 미국자동차노조연합(UAW)이 GM의 로즈타운 공장 폐쇄에 맞서 소송을 제기하며 "공장 폐쇄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UAW는 최근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 "일자리를 줄이는 GM에게 법인세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다. 마리 바라 GM 최고경영자는 로즈타운 공장의 운명은 "올해 여름 UAW와의 협상에 달려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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