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불황에 폐업…' 지난해 車근로자 2만명 짐쌌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이건희 기자 2019.03.0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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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불황의 단면..고용보험 상실자, 전년比 50% 급증-취업자보다 실직자 더 많아

지난해 불황과 폐업(도산)을 이유로 2만여명의 자동차 관련 제조업 근로자가 직장을 떠났다. 전년과 비교해 50%가 늘었다. 완성차 업체의 판매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등이 겹치며 양질의 일자리가 줄었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퇴사(해고·권고사직·명예퇴직 포함)와 기업 폐업(도산)을 이유로 고용보험을 상실한 근로자 수는 2만458명이다. 전년(1만3602명)보다 50.4% 급증했다.



[단독]'불황에 폐업…' 지난해 車근로자 2만명 짐쌌다


지난해 고용보험을 상실한 자동차 제조업 전체 근로자 수는 10만642명으로 이중 20.3%가 불황과 폐업 등의 이유로 일자리를 잃었다. 전년과 비교해 6.5%포인트나 늘었다. 자동차 제조업에서 고용보험을 잃은 사람이 10만명을 넘어선 것도 6년만이다.

불황과 폐업으로 직장을 잃은 근로자가 급격히 늘면서 고용보험을 취득한 사람보다 잃은 사람이 8420명이나 더 많았다. 자동차 제조업 취업자보다 실직자가 더 많았다는 의미다. 자동차 제조업에서 고용보험을 상실자가 취득자 수를 넘어선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고용보험에 가입된 일자리는 그래도 양질의 일자리에 속한다"며 "지난해 자동차 제조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불황에 폐업…' 지난해 車근로자 2만명 짐쌌다
양질의 일자리가 감소한 첫 번째 이유는 완성차 업체의 부진이 꼽힌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은 총 403만대로 전년과 비교해 2.1% 감소했다. 2015년 456만대를 생산한 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3년 사이 공장 2~3개(50만대)에 달하는 물량이 감소한 셈이다. 전방 완성차 업체 부진의 영향력은 1차협력사, 2차협력사로 가면서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국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았다.


또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도 중소협력사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한 부품사 관계사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인력난과 수익성 악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며 "하지만 원청에서는 이를 제품 단가에 반영해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완성차 제조사의 1차 협력업체의 30%가 최근 적자를 보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보다는 1차협력업체가, 1차협력업체보다는 2차 협력업체에서 일자리 감소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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