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한국이 美·日보다 '수소전기차' 더 절박한 이유

머니투데이 도쿄(일본)=장시복 기자 2019.03.0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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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사회로 가는 길]"수소전기차 운행자 추가 인센티브, 수소 택시·버스 보급 지원 필요"

FC 엑스포 행사 기간 중 세부 기술 세미나(아시아 자동차업계 대응전략)에서 토요타(맨위부터)와 혼다는 개발 배경(환경 이슈)으로 CO2 감축에 방점을 둔 반면 현대차는 미세먼지에 무게를 뒀다./도쿄(일본)=장시복 기자FC 엑스포 행사 기간 중 세부 기술 세미나(아시아 자동차업계 대응전략)에서 토요타(맨위부터)와 혼다는 개발 배경(환경 이슈)으로 CO2 감축에 방점을 둔 반면 현대차는 미세먼지에 무게를 뒀다./도쿄(일본)=장시복 기자


"한국은 요즘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공기정화 기능을 갖춘 수소전기차 '넥쏘'의 역할과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FC(수소연료전지)엑스포' 기간 중 열린 기술세미나에서 전순일 현대차 연료전지설계팀장은 미세먼지로 잔뜩 뒤덮인 서울 시내 전경 사진을 보여주며 강조했다.



전 팀장은 수소전기차가 공기 정화 기능과 함께 △WTW(Well to Wheel·유정에서 바퀴까지) 효율성 △에너지 운반체 △일자리 창출 기능 등을 갖춤으로써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온 청중들은 전반적으로 공감을 표하면서도 '미세먼지' 부분에선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울산 남구 울산시청에서 열린 전국경제투어 '수소경제와 미래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수소경제 전략보고회에 앞서 수소경제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2019.01.17. /사진=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울산 남구 울산시청에서 열린 전국경제투어 '수소경제와 미래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수소경제 전략보고회에 앞서 수소경제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2019.01.17. /사진=뉴시스
그들에게 미세먼지란 우리와 달리 당장 눈앞에 닥친 '환경 재난'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전 팀장과 함께 강연을 한 수소전기차 라이벌 토요타·혼다의 연구진들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CO2(온실가스) 감축을 개발 배경으로 꼽았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칠레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국가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같은 수소전기차 개발국이지만 주 목적과 용도 우선 순위가 그들과 다를 수 밖에 없단 얘기다.
FC엑스포 2019에서 수소전기차 관련 인터뷰를 하는 전순일 현대차 연료전지설계팀장/도쿄(일본)=장시복FC엑스포 2019에서 수소전기차 관련 인터뷰를 하는 전순일 현대차 연료전지설계팀장/도쿄(일본)=장시복
때문에 우리 정부가 수소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택시·버스 등 대중교통을 수소전기차로 교체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대형 디젤 상용차의 수소전기차 대체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 다수다.

수소전기차는 필터를 통해 산소를 모으는 과정에서 미세먼지 99.9% 이상을 제거해 '달리는 공기청정기', '궁극의 친환경차'로도 불린다. 넥쏘 10만대가 2시간을 달리면 서울시 인구의 86%(854만명)가 1시간 마실 수 있는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버스의 경우 승용차보다 주행시간이 길어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서울시에서 운행 중인 버스 6951대를 모조리 수소전기버스로 바꿀 경우 약 53만명이 1년 동안 청정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월 울산에서 열린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장에서 "요즘 수소전기차 부분은 내가 홍보모델"이라며 넥쏘의 미세먼지 정화 기능에 높은 관심을 표명키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미세먼지 등 환경적 관심이 높아지는 현황에서 정부의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적 요소"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미세먼지 영향을 미치며, 자국 내에서도 미세먼지 문제를 겪고 있는 중국도 상용을 우선으로 수소전기차에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다.
수소전기차 구성/사진제공=자동차부품연구원수소전기차 구성/사진제공=자동차부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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