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마중물로 '한국의 구글' 20개 만든다

머니투데이 세종=박준식 기자, 세종=민동훈 기자, 세종=박경담 기자 2019.03.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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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벤처붐](종합) 2022년까지 정부 12조 + 민간 10.3조 총 22.3조 전용펀드 조성·운용…비상장 전문투자사 BDC, 조건부 지분인수 SAFE 등 새 제도 도입하고 벤처지주사 법개정해 세제혜택 및 규제샌드박스 20개 내놓기로

정부가 4년간 12조원을 투자해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 20개를 만들기로 했다. 이른바 '제2의 벤처 붐' 전략이다.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벤처․창업기업들이 각국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세계경제를 호령하는 핵심으로 급부상한데 따른 대책이다. 이런 세계적인 흐름을 우리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민간과 협력해 벤처시장을 키울 마중물을 붓겠다는 계획이다.



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중기벤처부 등 각부처와 함께 합동으로 '제2 벤처붐 대책'을 발표한다. 2000년대초 세계적인 벤처창업 붐을 경험한 우리나라가 세계적 강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제2의 붐' 조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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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에서 보면 정부의 목표는 3가지다. 첫째는 올해 3조4000억원 규모인 신규 벤처투자 시장 규모를 2022년까지 5조원 수준으로 30% 이상 키우는 것이다. 둘째는 이렇게 육성된 시장을 기반으로 현재 6개 수준인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벤처를 20개로 늘린다. 유니콘 기업 수는 미국이 151개, 중국이 80개, 영국이 17개, 인도가 13개, 독일이 8개로 주요국 대비 우리가 현저히 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은 기업이 생애주기별로 지속 성장이 가능하도록 관련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된 역동적인 회수시장을 조성하는 것이다. 올해를 기준으로 M&A 투자회수 비중은 2.5% 수준인데 이를 4년간 4배 성장한 10.0%까지 키우려는 전략이다.

정부는 이러한 목표를 위해 5가지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 첫번째는 신산업과 고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바이오와 핀테크, AI(인공지능)·ICT(정보통신기술) 등의 3가지 분야 창업을 촉진하면서 동시에 대학과 연구소 등의 기술인재 고기술 창업을 돕기로 했다.

바이오헬스에 정책펀드 6000억원을, 핀테크 분야에 출자제한 완화와 전용펀드 지원을, AI·ICT에 388억원을 집행한다. 특히 이런 고기술 창업을 돕기 위해 대학기술지주회사 등 투자에 펀드 6000억원을 지원하고 기술창업엔 1900억원 보증하며 대덕특구 투자펀드도 230억원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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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벤처투자 시장내 민간자본 활성화를 위해 혁신벤처 투자제도로 △비상장기업투자전문회사(Business Development Company)와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BDC는 공모·거래소 상장 후에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비상장기업투자전문회사로 시장활성화에 촉매가 될 전망이다.

엔젤·초기 투자 확충을 위해서 관련 투자와 크라우드펀딩 등에 인센티브도 주기로 했다. 엔젤투자의 경우 투자금 2배를 완전보증(100억원)하고, 기술보증기금의 투자 확대를 실시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모집한도·범위를 각각 7→15억원, 7년내 기업→모든 중소기업으로 확대한다. 또 3년 내 기술우수중소기업 투자에도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세번째는 벤처기업이 지속성장해 기업규모 1조원 이상이 되는데 필요한 스케일업과 글로벌화 지원이다. 정부는 모태펀드, 성장지원펀드에 추가 지원해 스케일업 전용펀드를 4년간 12조원 규모로 조성해 운용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2년간 2조5000억원 규모 펀드를 연달아 만들고, 2021년에 이를 3조5000억원으로 늘려 12조원의 마중물을 붓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12조원을 지원하면 벤처펀드는 민간자금과 더해져 약 22조3000억원 규모로 늘어나고, 신규 벤처투자는 4년간 17조7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벤처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 벤처캐피탈 펀드 부문에 3000억원 추가로 투자하고 글로벌기업을 통한 해외진출 사례를 20개 이상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국 시애틀과 인도 뉴델리에 해외 혁신거점 2개소를 열어 우리 벤처의 해외진출을 도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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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는 벤처투자의 회수·재투자 촉진을 위한 세제혜택이다. 우선 이 시장의 민간 참여를 늘리기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벤처지주회사 제도개선을 하고 여기에 창업투자전문회사 수준의 세제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대기업·금융사와 스타트업간 전략적 보완을 위한 모(母)펀드를 조성한다. 2021년까지는 M&A 전용펀드를 1조원 규모로 만들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엔젤투자 회수 활성화를 돕기 위해 유상증자 과정에서 구주인수시 구주 일부에 양도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를 연내 100건 이상 마련해 벤처기업에 친화적인 인프라를 만들기로 했다. 스톡옵션 비과세를 행사이익 기준 연간 2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늘려 인재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보장할 방침이다. 데이터와 AI 전문인력을 키우기 위해 2023년까지 1만명 양성 전략을 세우고, 이노베이션아카데미를 올 하반기에 서울 개포동에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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