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리던 한 자산가가 구속됐다. 그는 고급 주택이나 고가 외제 차량을 이용해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고, 이를 이용해 투자자들을 속였다. 불법 주식거래와 투자 유치로 모은 자산만 수백억원. 그가 몰고 다니던 외제 차 가운데 하나가 30억원을 호가하는 부가티 스포츠카였다.
프랑스 기업이었지만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인수된 부가티가 이번엔 청담동 주식 부자의 자산규모로는 사려는 엄두도 못낼 정도의 초고가 차량을 공개했다. 5일(현지시간)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이 차량에는 1670만유로(약 212억원)라는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표가 붙었다. 이름은 '라 브와튀르 느와르(La Voiture Noire)'로 검은 자동차라는 뜻이다. 이름대로 휠(타이어 안쪽의 금속 바퀴)을 뺀 대부분이 짙은 검정으로 색칠됐다. 차체는 탄소섬유로 만들어졌으며, 16개 실린더의 8리터 엔진이 1500제동마력을 뿜어낸다. 배기구만 6개다.
1930년대 단 4대만 만들어진 부가티의 '타입 57SC 애틀랜틱'(왼쪽)과 이에 영감을 얻어 제작된 '라 브와튀르 느와르'. /사진=부가티 웹사이트
라 브와튀르 느와르는 공개되자마자 판매됐다. 부가티는 차주 신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부가티에 큰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그룹 회장이었던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산 것으로 추정한다. 1993년 폭스바겐그룹 회장에 오른 피에히 전 회장은 폭스바겐과 포르쉐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셰의 외손자로 고급 자동차 수집가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