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주춤한데…코스닥 반도체주는 왜 오를까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3.0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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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밸류에이션 부각, 실적개선 기대감…"업황 개선까지 대형주보단 중소형주 선호"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사진=뉴스1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사진=뉴스1


지난달 코스닥 반도체 종목의 수익률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률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닥 반도체 지수는 945.58로 1월말(904.48) 대비 41.1포인트(4.5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2.8%, SK하이닉스가 5.1%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익률이다.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티씨케이는 이 기간 5만3900원에서 6만4400원으로 19.5% 상승했고 테크윙은 9850원에서 1만1650원으로 18.3% 올랐다. SK머티리얼즈(7.1%) 하나머티리얼즈(7.3%) 원익머트리얼즈(5.7%)도 약 한 달 간 수익률이 좋게 나타났다.

코스닥 반도체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은 주로 반도체 장비·소재·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다. 전방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업황에 따라 관련 업체들의 주가도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부진한 주가 흐름에도 중소형 종목들은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소형주의 주가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저평가 된 것이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하향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주가가 과도하게 빠지면서 오히려 밸류에이션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되고 지난해 과도하게 하락한 밸류에이션이 정상화하면서 주가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주보다 부품·소재를 공급하는 중소형주에 주목하고 있다.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아직 업황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반도체 완성품을 생산하는 전방업체보다 소모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SK머티리얼즈의 경우 주요 수익원인 특수가스가 반도체 업황 영향으로 전년 대비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자회사인 SK에어가스, SK트리켐이 성장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소모품인 포커스링을 공급하는 티씨케이는 반도체 생산과정 고도화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D 낸드(NAND)의 적층수과 90단 이상으로 늘어나면 식각(통로 형성) 공정 난이도가 증가한다"며 "이에 따른 식각장비용 소모품 수요도 동시에 늘어나 티씨케이에는 호재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하나머티리얼즈 역시 반도체 부품을 납품하면서 티씨케이의 외형성장률을 상회하고 있지만 주가 상승은 오히려 이에 못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박성순 연구원은 "하나머티리얼즈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0~40%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현 주가는 저평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기까지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투자가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민 연구원은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4.8% 감호새 3개월째 역성장했다"며 "대형주는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중소형주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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