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미세먼지…정유·화학사업장 "질소산화물 저감하라" 특명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안정준 기자 2019.03.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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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많다고 공장가동 시간 줄일 수 없어"…업계 "중유 사용 줄이고 환원제 투입 늘리는 중"

SK이노베이션 울산 No. 3 PX 공장/사진=SK이노베이션SK이노베이션 울산 No. 3 PX 공장/사진=SK이노베이션


연일 이어지는 최악의 미세먼지 공격에 미세먼지 배출 업종인 정유·석유화학·제철·시멘트·발전 산업현장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1월말 환경부와 51개 대형 민간사업장이 체결한 '고농도 미세먼지 자발적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이들 사업장은 특단의 미세먼지 저감책을 실행중이다.



5일 SK이노베이션 (118,400원 ▼2,300 -1.91%), 에쓰오일, GS칼텍스 등 정유·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미세먼지때문에 일시적으로 가동률 낮추거나 가동시간을 줄이기는 어렵지만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실행중이다.

석유·화학공장은 주로 실내 조정실에서 모니터로 공장가동을 체크하지만, 현장 설비점검을 수시로 해야 한다. 점검 현장에서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미세먼지 주의보' 메시지를 전광판에 띄우고, 마스크와 보안경 착용을 의무화한다.



에쓰오일 울산공장은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설비가동시 질소산화물(요소수, 암모니아 등) 배출농도를 줄이기 위해 환원제 투입량을 평소보다 10% 이상 늘려서 투입한다.

여수·울산·대산에 공장이 있는 롯데케미칼 (120,000원 ▼100 -0.08%)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의 가동율을 높이고,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직원 출퇴근시도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한다.

GS칼텍스는 미세먼지 배출 실시간 모니터링 및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시 공장 가동방식 조정 활동을 하고 있다.


미세먼지 발생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유 등 액체 연료 사용비중을 낮추고 연료가스(fuel gas) 등 기체 연료 사용 비중을 높여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 발생을 최소화한다. 또 질소산화물 저감시설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환원제 투입량을 늘려 질소산화물 배출을 최소화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31,800원 ▼800 -2.45%), 동국제강 (8,190원 ▼20 -0.24%) 등 철강업계는 미세먼지 저감조치 발동에 따라 저질소 무연탄 사용 확대에 나섰다. A철강사 관계자는 "비상저감조치 의무 시설인 소결로 등은 환경부와의 협약에 따라 조치 발동 시 무연탄 사용을 늘리기로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치 의무 시설이 아닌 곳도 자발적으로 저감 대책에 착수했다. 현대제철은 의무 시설이 아닌 인천·포항 공장 등에서 사내외 도로에 살수차를 동원해 물청소를 실시해 비산먼지 억제에 주력한다. 동국제강도 옥외 하역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사내 고압살수차와 진공청소차 운행을 연장하고 있다.

지난 1월 환경부와의 업무협약에는 △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 등석탄화력발전소 5개사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 4개사 △LG화학·OCI·롯데케미칼·여천NCC·한화케미칼·한화토탈·한국바스프·대한유화·SK종합화학 등 석유화학제품 제조업 9개사 △포스코·현대제철 등 제철업 2개사 △삼표시멘트·쌍용양회공업·성신양회·한라시멘트·한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아세아시멘트·유니온·고려시멘트 등 시멘트 제조업 9개사 등 5개 업종, 29개사, 51개 사업장이 참여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우 저유황탄 사용 비율을 높여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황산화물 배출량을 줄이게 된다. 정유업이나 석유화학제품 제조업은 액체연료와 기체연료 중에서 기체연료 사용 비율을 높이고, 방지시설에 투입하는 약품의 양도 높이기로 했다. 시멘트 제조업은 분쇄시설 가동시간 단축하고, 소성·냉각시설에 설치된 오염방지 시설의 운영을 최적화하게 된다.

24시간 가동체제인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의 반도체공장은 미세먼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을 1분만 멈춰도 재가동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며 "미세먼지로 인한 조업시간이나 가동률을 변경하는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5일 오전 1시부터 서울 전 영역에 초미세먼지(PM-2.5) 경보가 발령됐다. 이날 서울·인천·경기 등에서는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5일 연속 시행됐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가 150㎍/㎥ 이상이 2시간 지속될 때 내려진다. 이날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절반 이상인 12곳에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제주에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오는 6일 미세먼지 농도 역시 전국에서 '매우 나쁨' 또는 '나쁨'으로 예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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