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도 주목한 한국의 '마스크팩 억만장자' 누구?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3.06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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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팩 판매 제이엠솔루션 브랜드 보유 김정웅 지피클럽 대표 소개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우리나라에서 마스크팩 판매로 2년 만에 회사 가치를 1조5000억원 가까이로 불린 김정웅 대표(44)가 5일 블룸버그에 소개됐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골드만삭스 그룹은 김 대표가 소유한 화장품 회사 지피클럽이 진행한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 참여하기로 해 6700만달러(약 754억원)를 들여 지분 5%를 획득했다. 이는 지피클럽의 전체가치가 13억달러(약 1조4600억원)라고 본 셈이다. 프리IPO란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향후 몇 년 내에 상장을 약속하고 미리 일정 자금을 유치받는 행위다.



2003년 설립된 지피클럽은 김정웅 대표가 2016년 제이엠솔루션이라는 브랜드를 설립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제이엠솔루션은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에서 중국 도매상들에게 화장품을 팔았다.

그러나 이는 1년 만에 난관에 부딪혔다. 2017년 한국이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허용하면서 한·중 간 마찰이 생겼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로 받아들이며 관영 언론은 한국 제품 불매운동을 권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긴장 속에서 지피클럽은 틈새시장을 노렸다. 소규모 신생 브랜드라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지피클럽 관계자는 지난 1월 인터뷰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타 대형 브랜드보다 오히려 고생을 덜 했다"며 "타사가 판매 채널을 줄일 동안 우리는 늘렸기 때문에 우위에 섰다"고 설명했다.

때마침 지피클럽은 신상품으로 '꿀광 로얄 프로폴리스 마스크'를 출시해 이를 한국 면세점에 납품했다. 저렴한 가격은 중국 본토 고객을 위해 대량으로 구매하는 다이거우(代購·구매대행)의 눈길을 끌었다.

이에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마스크팩 판매 수는 2017년 12월 950만개를 넘어 지난해 8월엔 1억개를 돌파했다. 손 COO는 "2017년 매출액 500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만 3000억원으로 단숨에 늘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김정웅 대표가 '자수성가 부호'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세계 500대 부호에 드는 한국인 7명 중 자수성가한 이는 2명뿐이다. 재벌 계열사가 대부분 산업을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다. 그러나 화장품 산업은 예외라고 지적했다.

닥터자르트 브랜드를 소유한 화장품 회사 해브앤비의 이진욱 대표는 "대형 회사는 많은 자본과 좋은 인프라를 지니고 있지만, 화장품 사업은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며 "여기는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귀띔했다.

한국 화장품 업체를 향한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은 지피클럽만의 일은 아니다. 2017년 바셀린 등 유지제품을 생산하는 영국 기업 유니레버(Unilever)는 22억7000만유로(약 2조8900억원)로 스킨케어 제품 회사 카버코리아의 지분 대부분을 사들였다. 카버코리아의 창립자인 이상록 전 회장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이름을 올린 1조원대 자산가다.

지난 10월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은 메디힐 마스크팩 제조사로 알려진 엘앤피코스메틱 지분 3%가량을 3560만달러(400억원)를 들여 사들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한국은 2017년 기준 세계 6위의 화장품 수출국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한국은 화장품 46억달러(5조1800억원)어치를 수출했고, 중국 지역 수요로 전년 동기대비 3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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