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빗장풀린 LCC, 시장 활성화 이끌까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03.0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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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강원 등 3곳 항공 면허 취득..항공서비스 품질 제고 VS 과당경쟁에 수익성 악화 우려

LCC(저비용항공사) 시장의 빗장이 4년 만에 대거 풀렸다.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가 신규 항공 면허를 취득하면서 LCC 사업자는 기존 6개에서 9개로 늘어났다. 대한항공 (20,250원 ▼300 -1.46%), 아시아나 (10,530원 ▼280 -2.59%)항공 등 2개의 대형항공사(FSC)까지 합치면 국적 항공사만 11개다.

신규 LCC를 바라보는 항공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새로운 LCC들이 시장 경쟁을 촉진해 항공료가 내려가고 서비스 품질이 좋아질 수 있지만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안전시설 투자가 줄어드는 부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신규 LCC들이 앞으로 2년 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 기존 항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항공사가 생기면 더 많은 노선이 생기고, 항공사 간 고객유치를 위한 운임 경쟁이 일어난다"며 "더 낮은 운임을 받을 수 있어 고객들의 편익이 증대된다"고 설명했다.
4년 만에 빗장풀린 LCC, 시장 활성화 이끌까


새 일자리도 생긴다. 신규 LCC들은 오는 2022년까지 총 22대 항공기를 매입할 예정이다. 항공기가 늘어나는 만큼 객실 승무원 등 항공기를 운영할 일손도 필요하다. 안전 운항 강화 기조에 따라 정비분야 채용도 늘어난다. 국토교통부는 3개 신규 LCC가 2022년까지 약 2000명을 새로 뽑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기존 LCC 업계에선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내선의 경우 제주노선만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 돈이 되는 노선이 편중돼 있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 국제선도 신규 LCC와 노선 유치 경쟁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조종사의 몸값이 올라가면 비용도 늘게 된다.

이렇게 수익이 줄어들면 안전 투자도 감소하게 된다는 데 업계의 시각이다. 운항·정비 분야에서 LCC 수준은 FSC에 비해 아직 낮은 편이다. 모기업 정비 지원을 받는 진에어(대한항공),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고는 자체 정비 능력이 부족하다.
4년 만에 빗장풀린 LCC, 시장 활성화 이끌까
새 항공사가 수익을 낼 만한 수요가 있느냐도 문제다.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이 각각 거점으로 삼는 청주공항과 양양공항은 국제선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LCC는 국내 지방공항과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을 잇는 노선을 늘리며 성장해 왔지만, 이들 단거리 노선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한 LCC 고위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한성항공 등의 업체들이 면허를 받고 자금난에 시달리다 파산했다"며 "새 LCC들이 항공기를 띄우고 3~4년 정도 적자를 감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공산업은 유가, 환율 등 외부 요소에 의해 수익이 크게 좌지우지된다"면서 "인천·김포·제주공항의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포화된 상태에서 신규 진입자가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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