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中에 수소 주도권 뺏겨선 안돼"…日 수소엑스포 뜨거운 열기

머니투데이 도쿄(일본)=장시복 기자 2019.03.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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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사회로 가는 길]일본 도쿄서 FC(수소연료전지) 엑스포 열려…한국 기업도 다수 참여해

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FC엑스포 2019'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독립 부스를 마련해 자동차용 연료전지막가습기를 선보였다./도쿄(일본)=장시복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FC엑스포 2019'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독립 부스를 마련해 자동차용 연료전지막가습기를 선보였다./도쿄(일본)=장시복


"수소에 미래가 있다고 봤습니다.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보고자 팀원들과 함께 왔는데 열기가 정말 대단하네요."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15회 FC(수소연료전지)엑스포' 기술 세미나에서 만난 이정근 동양피스톤 (4,715원 ▼125 -2.58%) 연구소 제품개발팀장은 고3 수험생처럼 꼼꼼히 현장 기록을 메모했다.

이 회사는 내연기관 자동차 피스톤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꼽힌다. 그러나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늘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내연기관 그 이후'를 걱정만 해왔어요. 이미 전기차 부품 사업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죠. 그러다 작년에 수소전기차(넥쏘) 부품업체를 인수하면서 수소산업에 뛰어들게 됐는데 볼수록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신세계'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수소 금광'을 찾아 일본 FC 엑스포로 향했다. 올 초 문재인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내놓으며, '수소전기차 홍보모델'을 자처하는 등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발걸음이 빨라졌다.
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FC엑스포 2019'의 한국관. STX 중공업 등 한국기업들이 함께 부스를 마련했다./도쿄(일본)=장시복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FC엑스포 2019'의 한국관. STX 중공업 등 한국기업들이 함께 부스를 마련했다./도쿄(일본)=장시복
연 7만 여명이 참관하는 대형 수소 엑스포 전시장에서는 한국 대기업 명함이 들어간 비표 목걸이를 한 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언뜻 보기에 수소 '비(非) 전공' 기업으로 보였지만, 어떻게 신사업으로 연관시킬 수 있을지 골몰하는 표정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주요 부처의 수소 정책 담당자들도 참관했다.



전시장 내부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일진복합소재(토모에) △가드넥 등 한국 부품사들이 단독 부스를 마련했다. 한국관에는 △STX중공업 △케이세라셀 △지필로스 △에이치앤파워 등이 모였다.

엑스포 기술 세미나에선 전순일 현대차 연료전지설계팀장이 수소전기차 맞수인 토요타·혼다의 연구진과 함께 '아시아 업계 대응전략' 강연을 해 이목이 쏠렸다.

엑스포 주최 측 관계자는 "한국 전시 업체는 규모도 작고 수도 적었지만 해외 바이어에게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중국에 비해 양적 성장은 덜 하지만 꾸준히 확장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 현대차가 독립 부스를 꾸려 처음으로 FC 엑스포에 참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어서 한국 수소업계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외에 대기업 중에선 △롯데케미칼 (100,400원 ▲300 +0.30%) △SK가스 △효성 △포스코△두산퓨얼셀 △한온시스템 등도 이번 전시회에 정식 등판하지 않았지만 수소 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시 부스를 마련한 한 한국 기업 사장은 "일본은 차·에너지·전력 등 전 산업계가 힘을 모아 수소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고 있고, 중국도 정부가 수소 지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 양산 수소전기차로 주도권을 쥔 만큼 수소 기술 경연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사무총장은 "일본과의 수소 경제 경쟁을 극복하면서, 세계 수소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선 각국의 기술 개발 흐름을 알 수 있는 국제 규모 전시회를 서울에서도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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