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反화웨이 전선 이탈한다"…다음은 독일?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3.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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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전면 금지 대신 비중 50% 미만 제한 방침 전해져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로고. /AFPBBNews=뉴스1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로고. /AFPBBNews=뉴스1


영국 정부가 차세대(5G) 통신망 구축 사업에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참여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안 우려를 이유로 미국과 동맹국이 반(反) 화웨이 전선을 구축하는 상황에서 영국이 반(反)화웨이 전선 이탈 조짐을 보인 셈이다.

FT에 따르면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는 앞으로 몇 주 안에 통신 인프라에 대한 점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는 영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대신 5G 통신망 설비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차세대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참여를 허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 대변인은 "영국 통신망의 보안과 회복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건강하고 다양하며 안전한 통신 장비 공급을 위해 복잡한 영역에서 철저한 검토를 진행 중이며 적절한 시기에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화웨이는 지난 20년간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1위 통신장비 회사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화웨이 장비가 중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통로로 이용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이 인민해방군 출신이라는 점도 이 같은 의혹에 불을 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후 화웨이와 중신통쉰(ZTE) 등 중국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고 영국과 캐나다 등 동맹국에도 중국 통신장비를 쓰지 말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영국은 지금까지 화웨이에 대해 비교적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미국은 물론 호주와 뉴질랜드 등 동맹국이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금지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달에도 영국 국립사이버보안센터(NCSC)가 5G 통신망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해도 사이버 안보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이 미국 주도의 반(反) 화웨이 전선에서 공식적으로 이탈하면 독일과 캐나다 등 아직 화웨이 장비 사용 여부를 고민 중인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독일 경제매체 한데스블랏은 지난달 "독일 정부는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도 지난달 28일 "화웨이가 독일의 5G 계약을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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