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아수라장 된 김기문 신임회장 첫 간담회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19.02.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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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후 기자실 방문해 취임소감 발표했지만…의혹 등 질문에는 답변 없이 종료

28일 기자들이 김기문 신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왼쪽 맨 뒷편)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김 회장은 답하지 않았다./사진=고석용 기자28일 기자들이 김기문 신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왼쪽 맨 뒷편)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김 회장은 답하지 않았다./사진=고석용 기자


김기문 신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기자들의 만남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기자들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금품수수 논란 등을 질문했지만 김 회장이 답을 피하면서다. 일부 임직원들이 김 회장을 보호하면서 고성과 몸싸움까지 오갔다.

김 회장은 28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 57회 정기총회에서 결선투표 결과 533명의 투표자 중 296표(55.5%)를 얻어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다. 김 회장은 현장에서 "찢어진 중기중앙회를 화합으로 봉합하겠다"고 짦은 당선소감을 밝힌 뒤 기자실로 이동했다. 당선 후 기자들과 짧은 간담회를 통해 향후 목표와 다짐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중기중앙회 회장선거의 관례였다.



하지만 이날 첫 간담회는 5분만에 종료된 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김 회장은 먼저 "선거 과정에서 이런저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화합하는 쪽으로 중소기업을 한 데 모으겠다"고 말한 뒤 "오늘은 선거운동으로 너무 피곤하다"며 황급히 간담회를 종료했다.

이에 기자들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김 회장의 비서실장 등 측근이 5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일이 있고 선거인단에게 금품을 수수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며 입장을 밝히라고 질문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답변 없이 자리를 떠났고 답변을 기다리던 기자들이 엘리베이터까지 그를 따라갔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해당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중기중앙회 임직원들이 김 회장을 감싸며 기자들을 막아서면서다. 기자들이 "취재를 방해하지 말라"고 항의하자 신분을 가린 한 직원은 "기자가 수사기관이냐"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김 회장은 뒤편에 서서 몸싸움에 관여하지 않았다. 5분여간 이같은 실랑이가 계속되자 김 회장은 "수사기관에서 지금 조사를 하고 있다"며 "지금 내가 여기서 무슨 언급을 어떻게 하겠냐"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을 대표해 정부·국회 등에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 행사에서도 부총리급 의전을 제공하며 대통령의 해외순방 등에도 참여한다. 김 회장의 행동과 발언에 355만개 중소기업이 이목을 집중하는 이유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날 "중앙회를 봉합하겠다"는 짧은 소감 외에 더이상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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