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증시 막판 30분 만에 무산된 연속 상승 기록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19.03.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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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255>3월 증시는 "뉴스에 팔아라" vs "떨어질 때 사라"

편집자주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2월 증시 막판 30분 만에 무산된 연속 상승 기록


2월의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증시 마감 30분을 남기고 주가가 급락하기 전까진 올해 증시는 1~2월 2개월 연속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반 상승하는 대기록을 세울 뻔했다.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노딜'로 끝나면서 증시 막판에 찬물을 끼얹지만 않았다면 가능했다.



한국거래소의 주가 데이터가 존재하는 1997년 이후 지금까지 1~2월 증시가 2개월 연속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반 상승한 경우는 세 번뿐이었다. 가장 최근은 2015년이었고, 그 이전은 2012년과 2005년에 있었다. 그리고 올해 2월 증시 마감 30분 전까진 1~2월 연속 동반 상승이라는 새로운 기록 수립이 거의 확실시 됐었다. 그런데 증시 막판 30분 동안에 이 같은 기대가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지수는 1월에 8.03% 올랐고 2월은 -0.43% 하락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나가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코스닥 지수는 올 1월 6.10% 상승하고 2월에도 4.92% 더 올라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코스닥이 1~2월 연속 상승한 경우는 1997년 이후 총 7번 있었다. 코스닥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내내 1~2월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한국 증시 역사상 1~2월 연속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반 상승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1997년 이후 23년간 세 번밖에 없었다. 그래서 올 2월 증시 막판 30분을 남기고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 게 너무나 아쉽다.

그런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고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실망 매물이 쏟아지던 2월 증시 마지막 날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개인 사이에서 매수와 매도가 서로 첨예하게 갈렸다. 이날 1.76% 하락한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3151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지만 기관은 3169억원을 순매수 하며 떨어지는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과 개인은 이른바 뉴스에 팔았고(sell the news), 기관은 떨어질 때 샀다(buy the dip).

이날 2.78% 떨어져 하락폭이 더 컸던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만 957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3억원과 684억원을 순매수하며 서로 상반된 매매 행태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날 개인만 코스피와 코스닥 양쪽 시장에서 '뉴스에 판' 유일한 투자주체가 됐고, 기관은 양쪽 시장에서 모두 '떨어질 때 산' 투자자가 됐다.


이제 투자자들의 촉각은 오는 3월과 4월 증시 향방에 온통 쏠려 있다. 1,2월 상승세를 계속 이어나갈지 아니면 잠시 숨고르기를 할지 여부를 두고 마땅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이때 과거 3,4월 증시의 향방이 투자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과거 1~2월 연속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상승했을 때 3,4월 증시의 향방이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과거 1~2월 연속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상승한 3번의 경우 3월과 4월 증시는 대체로 조정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 2012년엔 3월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0.8%, -4.2% 하락했고, 4월에도 –1.6%, -7.8% 추가로 떨어졌다. 2005년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1~2월 연속으로 상승했지만 3,4월에 두 달 연속으로 하락했다.

예외도 있었다. 가장 최근인 2015년엔 1~2월 연속 상승했던 증시가 3,4월까지 4개월 연속 동반 상승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 증시 역사상 1~4월 연속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상승한 건 이때가 유일하다. 따라서 올해도 ‘어게인 2015년’(Again 2015)을 기대해 볼 수도 있지만, 과거 동향을 보면 확률은 절반도 안 된다. 그 대신 3월과 4월은 1~2월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의 달’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역대 3월 한 달 증시 성적을 살펴보면 낙관론쪽으로 무게가 실릴 수도 있다. 1997년 이후 3월 한 달 동안 코스피는 상승이 13번, 하락이 9번으로 상승한 경우가 더 많았다. 코스닥은 상승이 14번, 하락이 8번이었다.

그리고 2010년 이후엔 코스피와 코스닥은 3월 상승이 절대적으로 우세했다. 2010년 이후 코스피는 7번 상승하고 2번 하락했고, 코스닥은 8번 상승하고 단 1번만 하락했을 뿐이다. 특히 코스피는 2014년부터 4년 연속 3월에 올랐고, 코스닥은 2013년부터 5년 연속 3월에 증시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따라서 올해도 3월 증시가 하락 보다는 상승 마감할 것으로 조심스런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이제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상황에서 오는 3월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이슈들은 미중 무역협상과 영국의 브렉시트 등이다. 지난 28일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도출에 실패하자 코스피 대형주 중심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일종의 ‘뉴스에 팔아라’ 효과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오는 3월 굵직굵직한 이슈들이 마무리될 때 증시는 또 다시 ‘뉴스에 팔아라’를 반복할 수 있다. 따라서 1~2월 증시 상승으로 어느 정도 이익이 났다면 3월엔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이익을 났을 때 적당히 현금화하는 것은 언제나 무죄다.

2월 증시 마지막날 기관이 보인 '떨어질 때 사라' 전략은 투자자금에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쉽게 따라했다간 마음 고생만 하기 십상이다. 증시가 금방 반등하지 않을 경우 손실을 참고 견딜 인내심과 여유가 없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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