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신보라·정미경…'한국당 여성천하'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19.02.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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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여야 5당 중 여성 비율, 정의당과 함께 최고…"'남성 꼰대' 이미지 깨길 기대"

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오른쪽 세번째)가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3차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들과 손을 잡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오른쪽 세번째)가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3차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들과 손을 잡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가 '여성천하'다. 2·27 전당대회에서 구성된 최고위원들을 포함한 지도부 중 여성 비율이 역대 한국당 역사상 가장 높다. 현재 여야 5당 지도부 중에서도 정의당과 함께 여성 비율이 제일 높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여성이 4명 참석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미경·김순례 최고위원, 신보라 청년최고위원이다.



투표를 통해 선출된 한국당 당 지도부(당 대표·원내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정책위의장) 8명 중 절반인 4명이 여성이다.

역대 한국당 역사를 돌아봐도 이런 경우가 없었다. 비율은 물론 지도부 내 여성 숫자도 최고다. 한국당에서 여성 지도부가 복수였던 시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단지도체제 아래 한나라당 시절이 유일하다. 박 전 대통령이 2004년 7월 대표최고위원(1위)으로 당선됐을 당시 김영선 전 최고위원이 3위 득표율로 함께 지도부에 입성했을 때다.



그동안 한국당에서 여성 할당이 아닌 자력으로 선거에서 이겨 당선된 여성 지도부 숫자도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최고위원에 이어 2006년 지도부에 자력 입성한 전여옥 전 최고위원이 꼽힌다. 2010년과 2011년 나 원내대표도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2012년 새누리당으로서 처음 치른 전당대회에서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도 최다 득표해 새누리당 수석 최고위원이 되기도 했다.

현재 여야 5당 중에도 한국당의 지도부 여성 비율이 '진보정당' 정의당과 함께 가장 높다. 정의당은 다른 당의 최고위원 격인 상무위원회의 구성원인 대표·원내대표·부대표·정책위의장 등 6명 중 이정미 당 대표와 강은미·정혜연 부대표 등 3명이 여성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여성 비율이 20%로 5당 중 가장 낮다. 민주당의 지도부(대표·원내대표·최고위원·정책위의장) 10명 중 여성은 여성 할당으로 당선된 남인순 최고위원과 노동계 지명직 최고위원인 이수진 최고위원 2명뿐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한국당보다 비율이 낮다. 5당 중 여성 지도부 비율 3등인 바른미래당이 그나마 43%다. 대표·원내대표·최고위원·정책위의장 7명 중 여성 할당으로 뽑힌 권은희 최고위원과 김수민 청년최고위원, 권은희 정책위의장이 여성이다. 평화당(여성 비율 22.2%)도 대표·원내대표·최고위원·정책위의장 9명 중 여성위원장인 양미강 최고위원과 서진희 청년최고위원만 여성이다.

당 내에서는 남성 중심의 '보수 꼰대'라는 한국당 이미지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나 원내대표는 28일 아침 당 최고위 회의에서 "여성이 두 명이나 당선된 것을 보며 우스갯소리로 (여성 할당제 대신) 남성 쿼터(할당제)를 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며 "그만큼 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초·재선 모임에서도 이같은 '변화'를 환영했다. 민경욱 의원은 "여성 의원들이 많이 진출한 것은 당의 선진적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완영 의원도 "여성 최고위원이 많이 당선됐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보여질 때 신선하고 좋은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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