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큰 가격하락…반도체株의 약세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2.28 11:03
글자크기

[오늘의포인트]삼성전자·SK하이닉스, 2월 D램값 27% 하락…예상보다 깊은 부진에 주가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홍보관에 D램 등 반도체 제품이 전시돼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수출물가지수가 82.95로 전달 83.80보다 1% 하락하며 3개월 연속 내렸다. 이는 D램 등 전기 및 전자기기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1월 D램가격 하락률은 14.9%로 2011년 8월(-21.3%) 이후 89개월 만에 가장 컸다./사진=뉴스1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홍보관에 D램 등 반도체 제품이 전시돼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수출물가지수가 82.95로 전달 83.80보다 1% 하락하며 3개월 연속 내렸다. 이는 D램 등 전기 및 전자기기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1월 D램가격 하락률은 14.9%로 2011년 8월(-21.3%) 이후 89개월 만에 가장 컸다./사진=뉴스1


반도체 빅2, 삼성전자 (81,500원 ▼100 -0.12%)SK하이닉스 (236,500원 0.00%)가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소식에 약세다. 이미 노출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라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다소 일찍 '바닥'을 점쳐왔던 탓에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이르면 2분기로 예상됐던 반등 시점도 하반기로 미뤄졌다.

28일 오전 10시55분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00원(1.28%) 내린 4만6150원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는 2600원(3.53%) 떨어진 7만1100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이 지속 순매수하며 기관 매도세를 방어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외국인마저 외면하면서 주가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벌써 나흘 연속 약세다. 올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끌어올린 일등공신, 외국인들은 최근 들어서는 1등주인 삼성전자에만 애정을 쏟는 모습이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두 종목의 하락세에 전기전자업종지수도 전일대비 1.37% 떨어지며 전체 업종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 주가 하락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예상보다 크다는 소식이 전해진데 따른 것이다.

이날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과 2월 하락세와 재고 수준을 고려할 때 1분기 PC D램(8GB) 평균가격은 40달러 초중반으로 전분기 대비 약 27% 하락할 것"이라며 "하락의 깊이가 예상보다 좀 더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서버 D램 가격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4분기에 크게 늘어난 메모리 재고가 1분기에 줄기는커녕, 더 증가하고 있는 것을 이 같은 추정의 근거로 댔다. 이에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속 축소될 것이라는 뉴스도 투자심리 축소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지난 20일(현지시간) '2018년 반도체 시장 수치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4545억4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약 3%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역성장의 핵심 요인으로는 스마트폰 성장 정체, 글로벌 IT업계의 수요 약세를 꼽았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종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당분간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당초 2분기로 예상했던 반등 시기가 다소 미뤄졌지만, 하반기부터는 업황 회복을 바탕으로 주가도 다시 개선될 것으로 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주요 고객사들의 D램 구매가 보수적일 것으로 예상돼 D램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낸드 가격은 2016년 12월 수준에 근접했고 제조사들의 공급량 축소가 영향을 미쳐 가격 하락폭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급은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공정전환을 통한 공급축소 효과가 나타나고 저전력, 광대역 등의 장점이 신규 수요를 창출해 중장기 D램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며 "2020년 5G, AI(인공지능)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 메모리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PC와 스마트폰 세트 수요는 '상저하고' 계절성이 큰데, 올해는 연말 연초 수요가 급감해 베이스가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계절성이 더 크게 발생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등 매크로 이슈까지 잘 해소된다면 전방업체들의 수요 전망치 상향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