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후 친교 만찬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9.2.27/뉴스1
전날 저녁 북미 정상의 첫 단독회담과 만찬 결과를 불과 8시간 만에 신속 보도한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1면과 2면에 걸쳐 회담 소식을 자세히 전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재회 모습과 만찬장 풍경 등이 담긴 17장의 사진을 실었다.
미국 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CNN 등 주요 방송은 물론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지들은 미 대륙을 들썩이고 있는 마이클 코언 청문회 증언을 북미 회담보다 우선해 보도하고 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으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뮬러 특검에 협조하는 '저격수'로 변신했다. 지난 미 대선 기간 트럼프 당선을 위해 러시아와 협상을 벌였던 사실을 폭로했다. 트럼프의 부도덕한 개인 사생활도 연일 들춰내고 있다. 2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공개 증언을 하기위해 도착하고 있다. 코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전 징집을 회피하기 위해 의료기록을 조작했고,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 이메일 해킹 사건 계획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과거 10년 동안 의원들에게 500여차례의 협박을 가하도록 시켰다고 밝히며, 그를 향해 "인종차별주의자, 협잡꾼, 사기꾼"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 AFP=뉴스1
척 슈머 민주당의 상원 원내대표는 최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신문 1면에서 사진 찍기 행사(북미 회담)가 코언 청문회를 제치게 하려고 북한에 굴복한다면 그것은 정말 믿을 수 없고 심지어 한심할 것"이라고 했다. 북미 회담의 '성공'을 과시해 정치적 위기를 덮으려 할 유인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연일 이어지는 북한 관영·선전 매체가 이런 트럼프의 정치적 곤경을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협상 전략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 정상의 단독 회담에서 돌발적이고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얻어 내려 북미 회담 성공 기대감을 높이고 회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는 얘기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9시부터 45분간 진행되는 단독 회담과 이어 열리는 확대 정상회담, 오찬 등을 거쳐 오후 2시5분(현지시간) 하노이 합의문에 서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