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남제약 인수전, 바이오제네틱스 두발 더 앞서 간다

이대호 MTN기자 2019.02.2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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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 경영권 확보를 위한 무게의 추가 바이오제네틱스 쪽으로 더욱 기울고 있다. 경남제약 인수를 둘러싼 2파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빠른 상황 종결을 위해 소액주주들이 사실상 바이오제네틱스의 손을 들어준 것. 바이오제네틱스는 듀크코리아 지분 확보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경남제약 소액주주모임연대는 지난 27일 내부적으로 '바이오제네틱스 지지 여부'를 투표에 부쳤고, 압도적인 표로 가결됐다.

소액주주모임연대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 과정을 지켜보며 마지막까지 중립을 지키고자 했으나,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우려됐다"며, "최대주주 변경 문제가 가장 빨리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바이오제네틱스가 제시한 경남제약 성장 비전도 소액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배경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오제네틱스 관계자는 "신약 개발과 생산을 위해 GMP 시설을 갖고 있는 제약사를 많이 찾아봤다"며, "경남제약은 GMP 시설과 판매망을 다 가지고 있어서 상호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지난 27일 싱가포르 아슬란 파마슈티컬즈로부터 담도암 표적치료제 '바리티닙' 관련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한국 내 허가·수입·유통·판매에 관한 독점 권한을 약 78억원에 사왔다.


경남제약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은 만만치 않은게 사실이다. 현재 소액주주 지분율은 약 58.3%에 달한다. 최근 전환사채(CB) 주식 전환으로 지분율이 희석(2018년 3분기말 71.86%)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이다. 소액주주모임연대는 최소 10% 이상의 표를 단기간에 응집할 수 있는 단체다. 지난해 8월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을 통해 당시 경남제약 대표이사를 해임하기도 했다.

경남제약 소액주주들이 우려한 '복잡한 상황'은 넥스트BT와 관련된 분쟁 소지다. 넥스트BT가 경남제약 경영권을 넘볼 수 없도록 차단하겠다는 것.

넥스트BT는 지난달 8일 마일스톤KN펀드(경남제약 최대주주)의 최대 출자자인 듀크코리아 지분 5,300좌(마일스톤KN펀드 내 비중 52%)를 인수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마일스톤KN펀드 조합원 총회에서 전원동의를 받는 데 실패하면서 조합원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듀크코리아 측도 당시 계약은 '조건부'였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후 넥스트BT는 법정싸움을 예고하는 등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실제로 넥스트BT는 최근 경남제약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듀크코리아와의 계약이 유효하다는 주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넥스트BT는 여전히 듀크코리아 지분뿐만 아니라 하나금융투자 신탁(34.6%)을 인수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표대결'은 의미 없음을 선언하기 위해 소액주주모임연대가 나선 셈이다.

바이오제네틱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지난 21일 듀크코리아와 지분 일부 인수를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앞서 듀크코리아가 넥스트BT에 넘기려 했던 지분 5,300좌에 해당한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정식 계약서 체결 이전임에도 인수대금을 지난 25일 한 법무법인에 에스크로했다. 마일스톤KN펀드 조합원 총회를 통해 전원동의를 받으면 정식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이후 마일스톤KN펀드 내 하나금융투자 신탁 지분(34.6%)을 인수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앞서 전환사채(CB) 인수와 주식전환을 통해 의결권 11.29%(라이브플렉스 지분율 2.15% 포함)를 확보한 바이오제네틱스는 이를 통해 지분율을 20% 후반대까지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듀크코리아 출자자 가운데 1명이 바이오제네틱스에 대한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 이 출자자는 넥스트BT를 향한 매각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의 반발로 인해 김주선 대표를 비롯한 경남제약 경영진은 3월 7일 임시주주총회 개최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바이오제네틱스는 물론, 소액주주모임연대 입장에선 임시주총을 예정대로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월 7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는 사내이사 김병진·하관호·안주훈·이용, 사외이사 권장덕·김나연, 비상근감사 김평진 등의 선임안이 올라가 있다. 모두 바이오제네틱스와 라이브플렉스 인사들이다. 3월 7일 주총에서 원안이 가결되면 사실상 바이오제네틱스는 최대주주 자리와 경영권을 동시에 장악하게 된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CB를 떠가서 10% 이상 지분율을 이미 확보한데다 듀크코리아와 소액주주 마음까지 얻었다는 점에서 바이오제네틱스가 가장 유력해졌다"며, "넥스트BT가 이를 반전시킬 가능성은 낮지만, 소송 등 잡음을 일으켜 지연시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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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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