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질문한 기자는 오지 마? 트럼프, 취재제한 '시끌'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2.2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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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트럼프-김정은 만찬장 현장에 풀기자 출입 제한…WP "언론 자유가 없는 국가 지도자와 만난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라 주목할 만"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북미정상 만찬장에서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민감한 질문을 한 기자들은 취재를 제한시켰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전일 저녁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찬장에 로이터, AP통신, 블룸버그, 로스앤젤레스타임즈 등 4곳 소속 기자들이 제한받았다.



이들은 당초 풀기자단(취재현장에 입장이 허락된 일부 기자단으로, 취재 내용을 추후 타 언론사에 공유)에 포함됐지만 만찬 전, 트럼프 대통령에 마이클 코언 전 변호사와 관련된 질문을 한 뒤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코언 전 변호사는 27~28일 미국 국회 청문회에 출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리 증언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취재진의 민감한 질문이 이뤄진 후, 만찬이 시작되기 전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단에 사진기자와 방송 카메라 기자만이 만찬장에 들어갈 수 있다고 알려왔다.



변경된 계획에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사진기자들이 '취재에 제한을 둘 경우 우리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하며 연대 움직임을 보이자 결국 백악관 측에서 펜기자 중 월스트리트 저널 소속 기자 한 명의 입장이 허락됐다는 것.

이같은 백악관의 보복 성격의 취재 제한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언론사는 일제히 반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자유가 없는 전체주의 국가 지도자와 만난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했고 뉴욕타임스도 "정상회담에서 정부가 취재 제한으로 기자들에게 보복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비판했다.


올리비에 녹스 백악관 출입기자협회장은 성명서를 내고 "이번 정상회담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의 질서와 마주해 미국 대통령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취재에 대해 자의적인 제한으로 후퇴함으로써 약점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덕스러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백악관이 남은 정상회담 기간 중 언론과 합의한 취재 기자단 수를 줄이지 않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들의 거센 항의에 백악관도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회의의 민감한 성격 때문에 우리는 만찬에 대한 취재진을 제한했다"며 "하지만 사진 기자, 방송 및 라디오 기자, 신문 기자가 대표격으로 모두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정상회담의 역사적 측면에 대해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매체가 가능한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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