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포괄임금제 폐지 바람…'반(反) 크런치' 여파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19.03.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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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게임사이어 넥슨까지 포괄임금제 폐지…'공짜 야근' 관행 주범 몰려

게임업계 포괄임금제 폐지 바람…'반(反) 크런치' 여파


국내 게임사들이 잇따라 포괄임금제 폐지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중견 게임사들이 포괄임금제 폐지에 나선 데 이어 업계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넥슨도 포괄임금제를 없앴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근로 등 시간외 근로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일괄 지급하는 임금제도. 추가근무를 해도 수당을 받기 어려워 ‘공짜 야근’ 등 게임업계의 열악한 근무 여건의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게임 맏형’ 넥슨도 포괄임금제 폐지…스마일게이트도 교섭 중=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최근 노조와 포괄임금제 폐지 등 복지와 근로환경 개선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 1월 넥슨 계열사 네오플 노사에 이어 본사 역시 포괄임금제 폐지에 합의했다. 지난해 펄어비스, 웹젠, 위메이드 등 국내 중견 게임사들이 포괄임금제를 없앴다. 미국 게임사 일렉트로닉 아츠(EA)의 한국지사 EA 코리아도 포괄임금제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스마일게이트도 현재 노조와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같은 변화는 무엇보다 지난해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국내 게임업계에 거세게 불고 있는 반(反) 크런치 모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크런치 모드란 게임 출시일을 맞추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야근과 특근을 지속하는 고강도 작업을 비유하는 게임업계 은어다. 크런치 모드로 인한 야근과 특근을 자주 해도 포괄임금제 탓에 추가 수당을 받기 어려워 ‘공짜야근’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더불어 상당수 기업들이 ‘크런치 모드’ 제도를 스스로 없애거나 보완하고 있다.

◇포괄임금제 폐지 급물살= 넥슨과 함께 국내 게임업계 ‘빅3’로 꼽히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도 주 52시간제에 맞춰 근무환경 개선에 나선 만큼 포괄임금제 폐지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하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자사 크런치 모드는 상당부분 완화했다.



포괄임금제 폐지 확산에 힘입어 동종업계 노조 출범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잇따라 게임사 노조가 출범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포괄임금제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괄임금제 폐지가 물살을 타는데 최근 노조를 설립한 회사들이 많다”며 “노조가 없을 경우 직원별로 임금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노조 설립 의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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