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끝나도 기술전쟁 계속된다"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2.27 07:35
글자크기

크레이크 앨런 前 미국 상무부 부차관보 "미중 무역협상 타결돼도 기술산업은 불확실성 남을 것"

크레이크 앨런 미중기업협의회(US-China Business Council·USCBC) 회장/ 사진=미 국무부크레이크 앨런 미중기업협의회(US-China Business Council·USCBC) 회장/ 사진=미 국무부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한다고 해도 IT(정보기술) 등 기술 분야에선 양국 모두 국가안보 위험을 줄이기 위해 관계를 단절하려는 압박이 계속될 것이다."

미 상무부에서 중국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크레이크 앨런 미중기업협의회(US-China Business Council·USCBC) 회장의 진단이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의 단체인 USCBC를 이끄는 앨런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 더블트리호텔에서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와 한국무역협회(KITA)가 공동주최한 ‘미중 무역전쟁의 장단기 전망과 기업에 주는 시사점’ 세미나에 강연자로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앨런 회장은 "미중 양국은 무역협상에서 어떤 형태로든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합의는 모호하고 실효성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만약 그렇다면 합의 이후에도 불확실성이 남을 것"이라며 "특히 기술 산업에서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 상무부는 기술산업 관련 무역을 옥죄기 위한 새로운 수출규제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에 따라 앞으로 미중 양국 간에 연구개발(R&D) 관련 협력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 회장은 "민감한 업종의 경우 심지어 한 기업 내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기술자와 과학자들이 양국을 오가면서 협력적으로 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 양국 간 벤처 투자 자금의 이동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강연자로 함께 참석한 미국 최고의 중국 전문가 J. 스테이플턴 로이 전 주중 미국대사(키신저연구소 책임자)는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대중국 관세를 급격하게 올린다면 소비자들은 물건을 사지 못하고, 농민들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결국 미국에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은 이르면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간 새로운 무역협정에 서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로 떠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전국 주지자들과 조찬회의를 갖고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이) 매우 매우 근접해있다(we’re getting very, very close)"며 최종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미국측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측 류허 부총리 등을 대표로 하는 양국 협상단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협상에서 중간 합의문 성격의 MOU(양해각서) 초안을 작성했다.

MOU 초안은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환율, 농업, 비관세 장벽 등 6개 분야로 나눠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이 매년 대두, 옥수수, 밀 등 미국산 농산물 300억달러(약 34조원) 어치를 비롯해 총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입한다는 내용도 초안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