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숍 줄입니다"…지금 '픽'해야 할 화장품주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9.02.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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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유통채널 변화에 적극 대응 나선 곳 찾아야 …"점포 구조조정 여부가 향후 실적도 가를 것"

"로드숍 줄입니다"…지금 '픽'해야 할 화장품주


올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최근 화장품 관련주가 많이 올랐다. 아모레퍼시픽 (142,800원 ▼3,700 -2.53%)·LG생활건강 (371,000원 ▼10,500 -2.75%) 등 대형주보다 '차이나 쇼크'가 극심했던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숍(단일브랜드 로드숍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 종목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 (6,530원 ▼140 -2.10%)토니모리 (8,130원 ▲200 +2.52%) 등은 올 들어 주가가 각각 30%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말까지 희망이 보이지 않던 주가 흐름이 올 들어 달라졌다. 에이블씨엔씨는 1만900원에서 1만4500원으로, 토니모리는 1만12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각각 뛰었다.



잇츠한불 (11,870원 ▼70 -0.59%)은 2만6850원에서 3만3400원으로 24.4% 올랐다. 클리오 (32,100원 ▲1,650 +5.42%)도 올 들어 12.8% 오른 1만63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9~10%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이들 중소 화장품주 상승폭이 더 큰 셈이다.

깜깜한 터널 속에 갇혀 있던 중소 화장품주들이 다시 주목받는 것은 대중국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올 1월 한국을 방문한 유커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는 분석이 주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예상을 뛰어 넘는 1월 랠리를 경험한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주춤한데 비해 이들 종목은 오름세를 지속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빅딜로 마무리되고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면 화장품주의 추가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북핵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되면 사드 배치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부적인 요인보다 각 기업의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온라인·홈쇼핑 등 유통채널 다각화, 신규 브랜드·아이템 개발 적극성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 종목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는 풀이다. 같은 중소 화장품주라도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얼마나 적절한 전략을 펼쳤는지에 따라 올 연말 실적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현진 D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유통채널의 중심이 단일 브랜드숍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는 멀티 편집숍(H&B스토어)으로 재편된데다 온라인·모바일 매출 비중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변곡점을 맞았다"며 "브랜드마다 점포 구조조정이나 체질전환 작업에 대한 의지와 속도가 다른 만큼 시장 트렌드에 바르게 대응하는 업체를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영점과 가맹로드숍을 축소하는 대신 온라인이나 홈쇼핑, 해외사업으로 역량 분산에 적극적인 업체로는 토니모리와 클리오를 꼽았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낙폭과대주 보다 성장 모멘텀이 확실한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중소형 종목 중에선 유통채널을 온라인으로 구조조정하는 업체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실적 모멘텀이 부족한 만큼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중소 화장품 브랜드 업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오프라인 매장 철수 계획을 공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지속적인 수급 안정이나 주가 모멘텀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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