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 채굴로 인공지진" 대지진 트라우마 中주민들 뿔났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2.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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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규모 8.0 대지진 발생 지역… 시위대 정부청사 앞까지 행진, 공안과 충돌



중국 쓰촨성 쯔궁시 룽현에서 이례적으로 대규모 주민 시위가 발생했다. 최근 이 지역에서 연이어 강한 지진이 발생했는데, 주민들은 원인이 셰일가스 채굴에 있다며 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아보뤄왕 등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2시 15분께 룽현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날에도 규모 4 이상의 지진으로 최소 두 명이 죽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 수많은 건물도 피해를 당하였다.



룽현 주민들은 최근 발생한 지진이 1년 전부터 시작된 셰일가스 채굴과 관련이 깊다고 주장한다. 진원의 깊이가 모두 약 5㎞로 셰일가스 채굴 깊이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셰일가스는 오랜 세월 모래와 진흙이 수평으로 쌓여 단단히 굳은 퇴적암(셰일)층에 매장된 가스로 룽현 일대에만 약 5조1800억㎥ 정도가 매장된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전체 매장량의 6분의 1 규모다.

지진으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하자 주민들은 24일부터 셰일가스 채굴을 중단하라는 대규모 시위를 시작했다. 25일에도 지진이 발생하자 성난 주민 수천 명이 현의 정부청사로 몰려들었다. 중국 공안이 대거 출동해 주민들의 청사 진입을 막았으나, 주민들은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며 돌진했다.



한 주민은 "이달 초 춘제(설날) 연휴로 채굴이 중단됐을 때는 지진이 없다가, 연휴가 끝나고 채굴이 다시 시작되자마자 지진이 발생했다"면서 "지난 이틀간 규모 2, 3의 지진이 일어나다 최근 규모 4 이상으로 강해졌다. 채굴이 시작되면 지진이 발생하니 무서워 죽겠다"고 말했다.

쓰촨은 강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크다. 2008년 5월 12일에도 원촨(汶川) 현에서 규모 8의 강진이 발생해 50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아보뤄망에 "원촨(汶川)대지진 이후 (지진으로 인한) 진동을 느껴본 일이 없으나, 셰일가스 채굴이 진행된 최근 1년 사이에 소규모 지진이 끊이질 않는다"면서 "최근 이틀간 발생한 지진은 정말 심각했다"고 했다.


중국 현지 언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최근 룽현에서 발생한 지진과 셰일가스 채굴이 연관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룽현 지방정부는 지진 발생 원인을 알아내기까지 전까지 셰일가스 채굴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25일 중국 쓰촨성 쯔궁시 룽현 정부청사 앞에서 셰일가스 채굴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공안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갈무리25일 중국 쓰촨성 쯔궁시 룽현 정부청사 앞에서 셰일가스 채굴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공안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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