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지급식 펀드, 노후자금 까먹던 애물단지서 옥동자로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9.02.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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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지급식 펀드 수익률 1년새 -0.85%→4.73%, 은퇴 자산 빠르게 늘며 월지급식 펀드 '재조명'

월지급식 펀드, 노후자금 까먹던 애물단지서 옥동자로


매달 꼬박꼬박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월지급식 펀드'가 노후 대비 재테크 수단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월지급식 펀드는 저조한 수익률로 원금까지 갉아먹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지만, 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은퇴 자산 관리의 중요성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펀드 수익률 반전에 성공하면서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26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설정된 월지급식 펀드 23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25일 기준)은 4.73%로 집계됐다. 월지급식 펀드는 1년 전만 해도 -0.85%의 마이너스 수익률로 원금을 까먹던 상황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플러스 수익률로 반전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실제 월지급식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개월 기준 1.36%, 3개월 기준 3.54%로 점점 회복되는 모습이다.



월지급식 펀드는 주로 해외 고금리 채권이나 글로벌리츠(부동산투자신탁), 고배당주 등에 투자해 여기서 발생한 수익과 현금 흐름을 토대로 매달 정해진 분배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한다. '월급'과 같은 개념을 도입한 것인데 이 때문에 은퇴 후 고정 수입이 없는 사람들에게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특히 적합하다는 평가다.

개별 상품별로는 '피델리티월지급식글로벌배당인컴'이 연초 이후 8.59%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가장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이 펀드는 배당률 및 배당성장률이 높은 글로벌 고배당주에 주로 투자해 안정적으로 장기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증시 하락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 펀드는 1년, 3년 수익률도 각각 8.74%, 26.76%로 상위에 랭크됐다.

이어 'ABL알리안츠월지급인컴앤그로스'(8.54%), '프랭클린월지급미국인컴'(7.33%), '슈로더월지급글로벌배당프리미엄'(6.91%), '한화월지급아시아퍼시픽인컴'(6.32%)가 8~6%대의 높은 한자릿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 부머의 은퇴 시기 도래 등으로 은퇴 자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할 전망인 만큼 이를 관리하는 월지급식 펀드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본다.


실제 은퇴자산 관련 펀드에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추세로, 공모형 퇴직연금의 경우 최근 1년간 설정액이 2조5000억원 순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액티브 주식형 펀드 설정액의 순감소금액(3475억원) 대비 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 담당 연구원은 "향후 운용 시장에서는 은퇴 자산과 관련된 펀드 상품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관련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갖춘 금융 기관의 영향력 역시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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