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브렉시트…입장바꾼 英노동당 "국민투표 재추진"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2.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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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지지한 노동당, 결국 입장 선회…FT "보수당에 압박"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AFPBBNews=뉴스1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AFPBBNews=뉴스1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두 번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노동당 의원들은 투표시 유럽 잔류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노동당은 하원에서 자신들의 브렉시트 수정안이 부결될 경우 '토리(영국의 보수당)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당은 "만일 의회가 우리 계획을 거부한다면, 연례회의에서 한 약속을 지켜서 국민 투표를 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노동당은 오는 26일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영구적인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권을 유지하는 수정안을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일부 노동당 중진들은 투표시 유럽 잔류를 위해 힘쓰겠다고 발표했다. 에밀리 쏜베리 의원은 "형편없는 토리 브렉시트와 EU 잔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면, 잔류를 고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존 맥도넬 의원 역시 지난주 유럽 잔류 및 두 번째 국민투표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FT는 "노동당은 2017년만 해도 브렉시트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이번 결정은) 주목할 만한 반전이다"라고 지적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비롯한 노동당 지도부는 그동안 브렉시트 재투표에 대한 언급을 꺼려했다. 이들이 EU잔류보다는 EU와의 관세동맹·단일시장권을 유지한 채 탈퇴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16년 투표를 통해 결정된 사안을 뒤집으려 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재투표에 나서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그러나 최근 친유럽 성향의 노동당 의원 8명이 당의 브렉시트 정책에 반발해 사퇴하는 등 당내 압박이 거세진 상황이다. 노동당원들 상당수가 유럽 잔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빈 대표가 결국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토리 브렉시트와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이 EU 탈퇴)를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찬성파인 보수당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브렉시트가 재투표에 부쳐지는 상황을 피하려면 그동안 세부조건이 맘에 들지 않아 반대해 온 테리사 메이 총리의 협상안이라도 받아 들여야 하는 입장이 됐다. FT는 "노동당의 입장 변화가 보수당의 EU 탈퇴파 의원들에게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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