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무역협상 진전 中개입 움찔… 위안화 강세 조짐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2.2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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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정에 '환율 조작 금지' 포함될 듯…골드만, 달러/위안 환율 전망 하향

美中무역협상 진전 中개입 움찔… 위안화 강세 조짐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환율 조작 금지 요구를 제한적으로나마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중앙은행이 환율을 결정하는 중국의 특성상 당국의 개입이 줄어들면 위안화 가치는 오름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무역 협상 상당한 진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오는 3월 1일이었던 관세 인상 일정을 연기한다"고 했다. 이어 추가적인 성과 도출을 전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겠다"고 했다.

미·중 양국 협상단은 지난 21일부터 미 워싱턴 D.C.에서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다. 애초 이틀 일정이었지만 기간을 연장해 24일까지 강제적인 기술 이전, 보조금 등 비관세 장벽, 지식재산권 침해, 환율 조작 등 중국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환율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중국이 무역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의로 위안화 가치를 낮추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특히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자 중국이 미국의 높은 관세 효과를 상쇄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달러/위안 고시환율은 지난해 3월 6.2위안대에서 10월까지 6.9위안대로 10% 정도 급등했다.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얘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시작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지만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5% 하락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2.8%가량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중국이 중국의 위안화 절하 중단 약속에 대한 이행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시장의 모든 관심은 위안화에 쏠려 있다"고 했다.


◇USMCA式 환율 협정 나올까

미국과 중국의 환율 합의는 지난해 10월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 멕시코와 체결한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조항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USMCA는 협정국이 △시장에 의한 환율 결정 △환율 시장 개입 자제 △거시경제와 환율 안정을 위한 경제 기초 강화 등을 내용이 포함됐다.



외환거래 전문회사 포렉스타임의 자멜 아마드 수석 투자전략가는 "앞서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안정을 선호한다는 견해를 밝혔다"면서 "시장은 위안화의 잠재적 강세를 반길 것이며, 이는 신흥시장 통화에 대한 수요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달러/위안 환율 3개월 전망치를 기존 6.80위안에서 6.65위안으로 낮췄다(위안화 가치 상승). 6개월과 12개월 전망치도 각각 2%, 1.5% 하향 조정됐다. 골드만삭스는 "만약 중국 당국이 2013~2015년과 마찬가지로 위안화 강세를 용인한다면, 달러/위안 환율이 6.5위안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변수는 남아있다. 아직 미중 양국이 완전한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중국이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약속을 강제하는 방법에 대해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고 4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협상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지난 22일 "양측이 여전히 장애물을 마주하고 있다"며 협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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