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덮친 바이오, 증시 호조에도 홀로 울상인 사연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2.2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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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어닝시즌 관리종목 루머·시총 상위주 어닝쇼크 겹쳐 줄줄이 약세…우수한 기술력 기업 저가매수 유효

'어닝쇼크' 덮친 바이오, 증시 호조에도 홀로 울상인 사연


'어닝쇼크'가 바이오 업종을 덮쳤다.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여 앞둔 가운데 미중간 무역분쟁 타결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증시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 업종만은 실적 우려에 웃지 못하고 있다.

25일 오전 11시25분 코스피 의료정밀업종지수는 전일대비 3.2% 하락해 2720.68을 기록 중이다. 의약품업종도 0.79% 약세다. 코스닥 시장 내 제약업종은 오름세이긴 하지만 상승폭이 0.43%로 제한적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북미 정상회담과 미중간 무역분쟁 해결 기대감 속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바이오 업종이 상승장에서 소외된 것은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을 비롯해 셀트리온 그룹주,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 등이 약세를 나타낸 데 기인한다. 올해 연간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닥 바이오 상장사들을 둘러싸고 관리종목·상장폐지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를 약화시킨다.

◇셀트리온헬스케어發 나비효과…실적 우려 커져=이 시간 현재 셀트리온은 전일대비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중 3% 이상 떨어졌던 주가가 회복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약보합세에 머무르던 것에서 강보합세로 전환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몰고온 어닝쇼크는 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심도 약화시켰다. 코스닥 시총 50위권 종목 중 바이로메드 (4,260원 ▼150 -3.40%), 메디톡스 (129,200원 ▼100 -0.08%), 오스템임플란트 (1,900,000원 0.00%), 엔지켐생명과학 (1,880원 ▲13 +0.70%) 등이 1% 안팎 약세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8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9%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689억원 손실을 내 적자전환한 실적을 내놨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개발·생산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를 독점적으로 해외에 유통·판매하는 법인이다. 이에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어닝쇼크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에 대한 실적 우려로 직결됐다.


증권가에서 유통 파트너사와의 계약 변경 과정에서 생긴 일시적 실적 악화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아직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실적이 발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외국인들은 셀트리온 그룹주에 대한 순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실적 악화는 미국과 유럽 약가조정에 따라 변동대가가 발생했고, 유통 파트너사와의 계약 변경을 위해 공급량을 조절했기 때문"이라며 "4분기에서 이연된 제품 출하가 올 1분기부터 개시되면 매출액이 증가하겠지만,직판체계 구축으로 인건비를 포함한 판관비 증가가 영업이익률 개선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직판체계 안정화는 2020년 이후로 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는 사법권의 칼날이 삼성그룹을 재차 향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2월 정기인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사건을 맡은 특수 2부 인력을 12명에서 18명으로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사 관리종목 지정 요건 중 '4년 연속 영업손실' 관련해서도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이는 기술특례 상장사는 대상으로 하지 않지만, 바이오제약 기업 중 투자비용 때문에 적자인 기업들이 많은 탓에 해마다 어닝시즌이면 루머가 불거지며 주가가 약세다.

덴티움 (129,900원 ▼100 -0.08%)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에 회계 문제 루머까지 불거지면서 주가가 약세다. 업계 1위인 오스템임플란트가 반품충당부채 약 100억원을일시에 반영하는 탓에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억원에 그쳤고, 덴티움에도 여파가 미쳤다. 파미셀 (5,750원 ▼40 -0.69%)은 이달 간경변 줄기세포치료제 ‘셀그램-엘씨’에 대한 조건부 허가 신청이 거절된 영향을 받고 있다.

◇악재 겹친 바이오株, 반등은 언제?=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형주들의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다만 좋은 기술력을 갖고도 실적 시즌 루머 탓에 주가가 눌려있던 기업들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 셋째주 의약품 지수가 지속 하락하며 코스피 수익률을 하회하고 있다"며 "코스피 의약품지수에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비중이 약 63%로 절대적인데 두 업체의 주가 반등이 당분간 쉽지 않아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다음주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 단기 부진했던 종목들을 위주로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배 연구원은 "1월 초중순부터 2월말까지는 실적이 우선이지만, 다음주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 적자 지속 등으로 관리 종목 우려가 있었던 바이오 종목과 4분기 실적 우려로 부진했던 종목의 단기 반등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대형주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 셀트리온헬스케어 모두 하반기부터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이들 때문에 같이 눌려있었던 바이오텍 기업들의 경우 작은 트리거만으로도 주가 급등이 가능한만큼 우수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소외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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