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폼 펙터(Form Factor·제품 형태) 전쟁이 시작됐다.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가 접었다 펼 수 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이하 갤폴드)를 선보인 이래 LG전자 (105,900원 ▲2,900 +2.82%), 화웨이가 새로운 스마트폰 폼 팩터를 차례로 공개했다.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19'는 새로운 폼 펙터들의 경연장이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세가 예상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과거 '아이폰'처럼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가져다 줄 새로운 폼 펙터로 불황을 타개할 돌파구를 찾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가 올해 첫 신호탄을 쐈다. 삼성전자가 지난주 공개한 갤폴드는 제품 완성도와 사용성으로 전 세계 이목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화면 크기는 펼치면 7.3인치, 접으면 4.6인치다. 펼친 화면을 분할해 2, 3개 앱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화웨이의 메이트X는 펼치면 8인치, 접으면 6.6인치와 6.4인치 화면이 앞뒤로 있다. 제품 두께는 접으면 11㎜, 펼치면 5.4㎜다. 폈을 때 삼성 갤폴드보다 더 큰 화면을 제공하면서도 두께는 얇다.
LG전자가 24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공개한 'LG 듀얼스크린'은 엄밀히 말해 새로운 폼 팩터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확장형 액세서리에 가깝다. 휴대전화 커버 형태로 돼 있어 스마트폰을 끼우면 한 스마트폰으로 2개 디스플레이를 쓸 수 있다. LG전자의 첫 번째 5G 스마트폰 'V50 씽큐 5G'(이하 V50) 기능 중 하나다. 각각의 화면에서 독자적인 앱을 구동할 수 있다. 가령 한 화면에선 영화를, 다른 화면으론 웹서핑을 즐길 수 있다. 갤폴드나 메이트X 등 폴더블폰처럼 하나의 영상을 큰 화면으로 볼 순 없다. 가격부담은 폴더블폰에 비해 크지 않다. V50 판매 시 추가 유료번들 형태로 제공될 전망이다.
◇엇갈린 폴더블폰 판단… 삼성 "때가 됐다" vs LG "시기상조"= 폼 팩터 시장을 바라보는 제조사들의 시각도 다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확정한 북미 출시가격(1980달러)은 공격적으로 시장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당장 수익 창출보다는 '갤럭시 노트'와 같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갤폴드 목표 판매량을 100만대 이상으로 잡은 것도 같은 이유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은 갤폴드 공개 직후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할 때가 됐다"며 "향후 폴더블폰이 반드시 손익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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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아직까지 폴더블폰 시장을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 앞서 권봉석 LG전자 사장(MC·HE사업본부장)은 "폴더블폰이 시장이 정말 요구하는 폼 팩터인지 따져볼 때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얘기다. 영화, 게임 등 소비자들의 화면 확장 요구가 분명한 분야에서 선택적으로 활용 가능한 듀얼스크린을 선택한 이유다. 듀얼 스크린의 저렴한 가격과 익숙한 사용성으로 새로운 폼 팩터 시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사업 만년 적자구조를 탈피해야 하는 LG전자가 초기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면서 폴더블폰 양산에 뛰어들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실리적 판단인 셈이다.
화웨이의 폴더블폰 '메이트X'. /사진제공=화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