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의 적정인수후보군(숏리스트)에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와 대만 푸본금융그룹, 오릭스PE 등이 이름을 올렸다.
롯데그룹이 롯데캐피탈 매각을 보류하면서 그동안 시장의 주목을 받은 '금융 계열사 3사 패키지 딜'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개별적으로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금융사 매각 숏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은 6주간 실사를 거쳐 4월 초에 본입찰에 나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던 BNK금융그룹 등 국내 금융사들이 입찰에 불참하면서 외국자본들 위주로 숏리스트가 추려졌다"며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국내 금융사가 SI(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우선협상자 선정에서 최우선 고려요소는 매각 가격이다. 롯데그룹이 원하는 롯데손보의 매각가격은 5000억원, 롯데카드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무시못할 변수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넘지 못해 금융회사 인수가 무산된 사례가 많다. 오릭스PE가 현대증권 인수를 위해 현대상선과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지만 금융당국 승인 심사가 3번이나 미뤄진 끝에 딜이 무산됐다. 최근에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 SK증권, 칸서스자산운용 매각이 금융당국의 심사가 늦어진 탓에 무산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충분한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지가 대주주 적격심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도 "과거 금융기관 대주주 적격심사에서 문제가 있었던 기업은 심사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인수 후 매각에 나서야 하는 사모펀드보다는 금융회사가 심사에서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재무건전성이나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도 살펴보는 만큼 해외 기업이라는 점이 특별한 경쟁우위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MBK파트너스가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한 뒤 눈에 띄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과를 보여준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사모펀드라는 점이 금융회사 인수에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