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
20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닥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8억426만주로 지난해 10월10일 이후 약 4달 만에 8억주를 넘어섰다. 금액으로는 5조2600억원(지난 18일 기준) 규모다.
신용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레버리지 효과가 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할 경우 본인 의지와 상관 없이 반대매매가 진행돼 손실 우려가 크다.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담보로 잡은 주식의 가치가 대출금액의 140% 밑으로 내려가면 그 차액만큼 강제로 매도된다.
최근 코스닥 종목에서는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나 정치 테마주에 신용거래가 몰리는 양상이어서 더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기업 실적보다 외부 요인에 의해 주가가 급변하는 테마주 특성상 과도한 신용거래가 독으로 작용해 하락폭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코스닥에서 신용거래 잔고율(상장주식수 대비 신용거래 주식수 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오르비텍 (2,645원 ▲15 +0.57%)이다. 전체 주식의 12.73%가 신용거래로 코스닥 평균(2.2%)보다 6배 가량 높다. 오르비텍은 원자력발전소 유지·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최근 2차 북미 정상회담 진전과 북한 비핵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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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종전선언 가능성을 언급한 지난 1일 오르비텍 주가는 전일 대비 15.62% 올랐고 그 다음 거래일에도 16.14% 상승했다. 지난달 31일 229만주였던 신용거래 잔고는 지난 19일 303만주로 32.3% 늘었다.
대아티아이 (3,015원 ▼25 -0.82%)와 아시아종묘 (2,535원 ▲25 +1.00%), 좋은사람들 (1,055원 ▼10 -0.9%)도 남북경협 관련주로 엮이며 잔고율이 각각 10.59%, 9.8%, 9.64%를 기록 중이다.
자동차 부품업체 우수AMS (2,875원 ▲55 +1.95%)는 수소차 관련주로 떠오르며 잔고율이 두번째로 높은 11.76%를 기록했다. 황교안 관련주로 주목받은 아세아텍 (2,220원 ▲20 +0.91%)도 최근 주가 급등과 함께 신용거래도 급격히 늘었다. 황 전 총리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다음날인 지난달 16일 아세아텍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때를 기점으로 잔고율도 5.75%에서 10.84%로 2배 증가했다.
이밖에 반도체 관련 업종인 미코 (10,070원 ▼80 -0.79%)(10.81%)와 엘비세미콘 (7,230원 ▼40 -0.55%)(10.66%)이 최근 반도체주 강세의 영향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신용거래가 늘었고, 서전기전 (4,585원 ▼85 -1.82%)(10.41%) 티플랙스 (2,870원 ▼20 -0.69%)(10.3%) 알에프텍 (3,910원 ▼25 -0.64%)(9.89%) 등도 잔고율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종목의 시가 총액이 크지 않고 변동성이 커 특히 신용거래 잔고율이 높은 종목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의 전체적인 잔고율은 부담이 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변동성이 큰 테마주에 신용거래가 몰리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