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만난 그랩 "차량공유 앱에서 지도 버린 이유는"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02.2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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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라운드 찾아 특별IR "생활플랫폼으로 진화"…산은, 7월 '혁신성장 페어' 개최

20일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KDB넥스트라운드 '2019 오프닝데이'에서  그랩의 CFO(최고재무책임자) 존 추아가 특별 IR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산은20일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KDB넥스트라운드 '2019 오프닝데이'에서 그랩의 CFO(최고재무책임자) 존 추아가 특별 IR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산은


"Grab(그랩)은 애플리케이션에서 지도를 버렸습니다"

20일 KDB산업은행(산은) 본점 1층 스타트업 IR센터에서를 찾은 그랩의 CFO(최고재무책임자) 존 추아는 그랩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버, 디디추싱과 함께 세계 3대 차량 호출·공유기업인 그랩이 첫 화면에서 핵심 정보인 지도를 빼고 음식 배달과 금융 서비스를 넣은 것은 생활 플랫폼 진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는 "그랩은 물리적 이동성을 넘어 경제·사회적 이동성을 구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은 105개 벤처 생태계를 주도하는 105개 기관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형 벤처투자 플랫폼 KDB 넥스트라운드의 '2019년 오프닝 데이(Opening Day)'를 개최했다. 200여명 참가 신청이 조기 마감되는 등 이날 행사에 뜨거운 관심이 모인 이유 중 하나는 그랩의 특별 IR(기업설명회)이었다.



그랩은 2012년 7월 설립 후 7년 만에 동남아시아 8개국, 336개 도시에서 1억명 이상 사용자를 대상으로 차량공유, 핀테크, 음식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며 약 50억달러(USD) 투자를 유치하고 추정 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한 아시아권의 대표적인 데카콘(설립 10년 내에 기업가치 10조원 달성 기업)이다.

존 추아 CFO는 성공의 원동력으로 그랩 이용자들 공동의 수익창출을 꼽았다. 그는 말레이시아의 그랩 드라이버를 소개하면서 "과거 공장 일꾼이었던 그는 아내와 두 아이의 가장이지만 월수입이 135달러에 불과했다"면서 "하지만 그랩 드라이버가 된 후 수입은 두 배가 됐고, 그랩의 대출 상품을 활용해 추가로 모터사이클을 구매했다"고 소개했다.



이렇게 그랩 플랫폼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개인사업자는 현재 900만명에 달하며 2022년 1억명까지 늘리겠다는 게 그랩의 목표다. 존추아 CFO는 큰 갈등을 빚고 있는 국내 택시업계와 승차공유 서비스에 대해서도 "윈윈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빈 택시가 많았던 말레이시아에서는 그랩으로 택시 이용률을 높이면서 윈윈할 수 있었다"며 "기존 체제를 혁신적으로 붕괴했음에도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익을 공유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2016년 출범해 4년차에 접어든 넥스트라운드는 올해 벤처 생태계 조성 노력을 보다 확대한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에서 글로벌 넥스트라운드를 개최하고, 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연 10회 전국 주요 거점 도시에서 넥스트라운드를 개최한다.

오는 7월 23~24일에는 정부,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혁신성장 페어' 개최한다.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 예정인 이 행사에는 100여개 벤처·스타트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전시하고, 국내·외 VC(벤처캐피탈)이 대거 참여하는 투자유치 IR, 글로벌 기업들과 국내 스타트업간 사업협력 현장 상담 등이 진행된다. 장병돈 산은 혁신성장금융부문장(부행장)은 "올해를 넥스트라운드 브랜드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혁신성장 페어를 통해 제2의 벤처 붐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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