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신뢰 위해 모든 것 바꿨다" NH투자증권 한달새 뭐가 바뀌었나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9.02.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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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실적 보다는 '과정', 하향평가 대신 다면평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지난해 8월 실시한 채용간담회에서 NH투자증권의 비전과 경영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NH투자증권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지난해 8월 실시한 채용간담회에서 NH투자증권의 비전과 경영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NH투자증권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성과중심의 평가를 중단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정 사장의 도전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20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새로운 평가 방식을 적용했다. 기존의 실적 중심의 직원평가에서 벗어나 ‘누가 얼마나 고객 자산의 목표 달성에 집중하는지’를 보는 ‘과정가치 평가’를 전면 도입했다.



KB국민보고서와 한국은행 자료 등에 따르면 국내 개인고객 금융자산은 2017년 기준 3000조원을 넘어섰고 최근 5년간 연 평균 약 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개인고객의 금융 자산 규모는 매년 약 15%씩 성장하면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자산관리’가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기존 세일즈 중심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고객이 목표 달성을 하기까지 직원들의 과정과 노력을 보겠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시황분석과 금융상품 학습, 고객 분석 등의 사전 준비활동과 고객 접촉활동, 사후관리 활동에 대한 영업 직원의 평가 비중을 종전보다 대폭 높였다.

‘과정가치 평가’가 숫자가 아닌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공정성과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를 반영한 보완 방안 마련과 함께 영업점과 영업직원별 차별성과 특성을 반영한 실현 가능한 평가 기준을 스스로 만들도록 자율성도 부여키로 했다. 평가 방식도 기존의 하향 평가에서 정기 면담을 포함한 다면 평가로 바꿨다.

NH투자증권은 이같은 변화로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방식에서 비롯되는 과당경쟁과 불완전판매가 사라지고 제대로 된 자산관리 영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입 첫해로 영업점에서는 일부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당장 채워야 하는 실적 목표는 사라졌지만 ‘과정가치’ 계획에 대해 주기적으로 자기평가와 정기 면담, 동료 평가를 해야 해 실적 중심보다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좋은 취지의 변화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증권업계에서는 “파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당장 올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다른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정말 획기적이기는 하다”면서 “방향성은 맞지만 당장 그 해 목표 실적을 달성해야 하는 경영진과 실적을 통해 성과급을 받는 직원 모두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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