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구조 신호 보낸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2.19 11:00
글자크기

ETRI, 교통사고시 자동 구조요청 단말개발…충격·기울기·바퀴회전 등 고려해 사고 판단

ETRI 연구진이 e-Call 서비스를 통해 관제센터와 차량의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확인하는 모습/사진=ETRIETRI 연구진이 e-Call 서비스를 통해 관제센터와 차량의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확인하는 모습/사진=ETRI


국내 연구진이 교통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구조 요청을 하는 긴급 구난(救難) 서비스용단말기를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긴급구조서비스(e-Call)를 지원하는 단말기 7종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콜(e-Call)은 교통사고가 나면 차량 내 탑재된 블랙박스나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등이 사고를 인식, 관제 센터에 차량 위치 등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전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연구진은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교통사고 사망률이 두 번째로 많아 이콜 서비스가 매우 절실하다”며 “촌각을 다투는 환자의 골든타임을 이전보다 빠르게 확보할 수 있어 사망률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콜 서비스 단말기 장착을 권고하고 있고, 지난해 출시차량부터 의무 장착이 법제화 됐다.



ETRI는 2015년부터 팅크웨어, 지아이티, 핸디소프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성균관대학교,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와 함께 이콜 서비스 기술 표준 개발 및 애프터마켓용 단말 개발을 진행해 왔다.

기존 유럽에서 출시된 이콜 서비스는 휴대폰의 문자메시지(SMS) 서비스 통신 기능을 이용, 사고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음성 통신망이 아닌 데이터 통신망을 통해 정보를 송·수신하는 방식을 택했다. 더 빠른 사고 신고가 가능하고, 블랙박스에서 사고 순간의 사진도 함께 보내려면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야하기 때문이다.

사고 인식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기존 제품은 단순히 에어백 터짐 유무에 따라 사고 여부를 판단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교통사고로 인한 충격을 탐지하는 센서를 내장했다.


단말기는 충격감지 외에도 기울기 변화를 통해서도 사고를 판단한다. 일정 시간 내 차량의 속도가 큰 폭으로 변하거나 바퀴별 회전 상황 등 복합적인 변수를 통해 사고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콜(e-Call)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스마트폰으로 사고 발생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사진=ETRI이콜(e-Call)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스마트폰으로 사고 발생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사진=ETRI
연구진은 다양한 종류의 단말기를 개발해 이콜 시스템이 내장돼 있지 않은 차량에도 적용할 수 있다.

ETRI는 개발된 단말기를 우정사업본부 택배 차량 21대를 대상으로 충남 금산, 충북 옥천, 영동지역에서 실제 실증도 거쳤다.

사업총괄 책임인 ETRI 김형준 표준연구본부장은 “이콜 단말 장착을 통해 교통사고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단말 장착을 의무화하는 국내 관련 법제도의 정비와 콜백(call back) 기능 업무를 수행할 관제 센터의 구축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