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오롱, 그룹 모체 나일론 원사사업 접는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9.02.19 09:59
글자크기

5년 연속 대규모 적자…3월분 원료 주문 보류

경기 과천에 있는 코오롱타워 본관경기 과천에 있는 코오롱타워 본관


코오롱이 그룹의 모체 격인 나일론·폴리에스터 원사 생산라인 가동 중지를 결정하고 원재료 조달을 중단했다. 수년간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서다.

19일 업계와 코오롱에 따르면 코오롱인더 (38,000원 ▲1,450 +3.97%)스트리는 나일론 원사와 원단 생산 자회사인 코오롱패션머티리얼(코오롱머티리얼·KFM) 원사 생산라인 가동을 내달 중 중단하기로 했다.



회사는 생산라인 가동 중단 결정과 함께 원재료 공급처인 한국카프로(원사원료), ICI우방(윤활유) 등에 3월 원료주문 보류를 통보했다.

코오롱이 6.25 전쟁 직후 대구에서 '한국나일론'으로 출범한 만큼 그룹 모체로 한국 섬유산업의 역사인 나일론 원사 생산라인의 불이 꺼지게 됐다.



원사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코오롱머티리얼은 회사 규모가 크게 축소된다. 코오롱머티리얼은 2008년 코오롱이 원사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했다. 2017년을 기준으로 매출액의 79%를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원사에서 내고 있다. 회사 측은 원사를 제외한 원단 사업부는 사업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코오롱이 원사 가동중단이라는 최후의 수를 둔 것은 지속적인 실적 부진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코오롱머티리얼은 2014년 67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후 이후 매년 수십억원대 적자를 냈다. 2017년에는 적자가 447억원에 달했고 지난해에도 상반기에만 134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하반기 성적표에 따라 5년 누적 적자가 900억원에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코오롱, 그룹 모체 나일론 원사사업 접는다
나일론 원사시장 자체가 위축돼 매출액도 계속 줄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에서 시장이 계속 축소된다는 의미다. 코오롱머티리얼은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막기 위해 수차례 자구안을 만들어 모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코오롱머티리얼은 직원들에게 가동 중단을 통보하면서 '전환배치는 없다'는 원칙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가동 중단이 최종 확정되면 상당수의 직원이 거리로 나앉게 된다.

회사 측은 그러나 공식적으로 가동 중단이 확정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실적 부진으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