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살로 찍고 그물로 쏘고…우주 쓰레기 청소 대작전

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2019.02.18 16:55
글자크기

총알 10배 속도로 날아다니는 우주 쓰레기…작살·그물·도마뱀 발·채찍 등 이용한 다양한 수거방법 실험

지구 궤도 주변에 있는 우주 쓰레기는 7600t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NASA 홈페이지 지구 궤도 주변에 있는 우주 쓰레기는 7600t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NASA 홈페이지


그물부터 태양전지로 작동하는 작살, 전기 채찍까지.

총알의 10배 속도로 날아다닌다는 우주 쓰레기 제거에 사용되는 다양한 방법들이다. 최근 영국 서리대 우주센터는 작살을 이용한 '우주 쓰레기' 수거에 성공했다. 우주를 떠도는 인공위성 파편이 크게 늘자 과학계는 우주쓰레기 처리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서리대 연구팀은 홈페이지를 통해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태양 전지 패널을 작살로 쏘아 맞히는 실험영상을 공개했다. 초소형 청소위성 '리무브 데브리스(RemoveDebris)'가 과녁이 달린 막대기를 뻗으면 작살은 초속 20m의 속도로 날아가 패널에 정확하게 꽂힌다. 서리대 우주센터 책임자인 구그리엘모 아그리에티 교수는 "리무브 데브리스 프로젝트 중 가장 까다로운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파편을 제거한다'는 뜻의 '리무브 데브리스' 프로젝트는 유럽연합이 공동출자해 서리대 우주센터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리무브 데브리스 위성은 지난해 9월 그물을 발사해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실험에 성공했고, 지난 11월에는 레이저광선을 사용해 개발한 레이더를 통해 우주 쓰레기를 추적하기도 했다. 올 3월에는 그물, 작살 등으로 수거한 우주 쓰레기를 불태우는 실험을 한다. 10㎡ 면적의 돛을 펼쳐 위성의 속도를 떨어뜨린 뒤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시켜 산화시킬 예정이다.

우주 쓰레기가 날아다니는 속도는 시속 2만5000~2만8000k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AK 소총으로 쏜 총알 속도의 10배다. 때문에 크기가 작아도 다른 인공위성이나 우주선과 충돌하면 매우 큰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크리스 스키드모어 과학부 장관은 "우주 파편이 위성에 충돌하면 통신 시스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세계적 대학과 혁신기업들이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9년 버려진 러시아의 위성이 이리듐 통신위성과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현재 전세계 각국에서 쏘아올린 인공위성은 7500여기에 이른다. 이 중 임무가 끝나 버려진 인공위성, 위성을 쏘아올리는 데 사용한 로켓 상단, 이들끼리 부딪혀 발생한 파편 등이 우주에 남겨졌다. 미 우주감시네트워크는 지구 궤도 주변에 있는 우주 쓰레기가 7600t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민간 우주기업의 등장과 위성 발사비용 감소 등으로 우주 쓰레기도 점점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계에서는 우주 쓰레기를 청소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도마뱀 발바닥을 이용한 로봇 집게를 고안했다. 도마뱀 발바닥에 나 있는 미세한 수백만개의 털이 어떤 물체와 닿으면 강력한 접착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모방한 것이다. 일본은 전기 채찍을 휘둘러 우주 쓰레기가 달라붙게 하는 실험을 한 바 있다.

아그리에티 교수는 다양한 우주 청소 방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저렴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이런 실험을 하는 이유는 비용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주 잔해를 제거하는 작업이 이뤄질지 여부는 비용에 달렸다. 너무 비싸면 다른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