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1조·배민 3조', 치솟는 O2O 가치 '양날의 검'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2.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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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시장서 몸값 지속 상승하며 기업가치 조단위 대접…IPO 시장 '소화불량' 우려도

야놀자 등 주요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기업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성장 잠재력에 대해선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향후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이 같은 밸류에이션을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이르면 2020년 상장을 목표로 IPO 준비절차를 밟고 있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공동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야놀자 1조·배민 3조', 치솟는 O2O 가치 '양날의 검'


야놀자 지분을 보유한 FI(재무적투자자) 등 투자자들은 최근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최대 1조 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야놀자 투자 협의 과정에서도 1조 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기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 기업가치 1조 원은 3년 전 평가보다 약 3배 뛴 수치다. 야놀자는 2016년 15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당시 이 CB의 한 주당 전환가격 기준 기업가치는 약 3511억 원이다. 이후 야놀자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한화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추가로 투자를 받았는데, 당시 기준이 된 기업가치는 5000억~7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앞으로 야놀자가 IPO를 추진할 때 FI의 수익을 위해 더 높은 기업가치를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야놀자는 꾸준히 외형을 확대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야놀자처럼 적자 상태인 O2O 기업의 경우 독자적인 기술력보다 시장성을 앞세워 특례상장 요건을 거쳐야 하는데, IPO 시장에서 수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O2O 사업 특성상 시장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향후 경쟁 구도 변화에 따른 새로운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특례상장에 나선 일부 O2O 기업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경우 비슷한 사업 구조를 갖춘 경쟁 기업의 공모시장 진입이 우후죽순 이어질 수 있는 명분을 주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직방' 등 다양한 O2O 기업은 시장에서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의 기업가치를 기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투자시장에서 3조 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거론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O2O 기업은 해당 시장에서 독자적인 지배력을 확보할 경우 플랫폼 우위를 바탕으로 다양한 수익 구조를 창출할 수 있지만, 아직 확실한 수익 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기대감만으로 수조 원의 기업가치를 당연시여기는 분위기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IPO에 나설 경우 앞서 진행한 투자 유치 때보다 더 높은 기업가치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데,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만한 논리와 공모 구조를 짜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확정한 단계는 아니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 확대를 통해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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