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블랙박스·선체일부 찾았다…정밀수색 시작(종합)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19.02.18 13:37
글자크기

[the300]심해수색업체 선박, 사고해역 도착한지 사흘만에 발견

스텔라데이지호 본체에서 이탈된 조타실 측면부 발견 /사진=외교부 제공 스텔라데이지호 본체에서 이탈된 조타실 측면부 발견 /사진=외교부 제공


2017년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체 일부와 선박의 블랙박스인 ‘항해기록저장장치(VDR)’가 17일 발견됐다. 블랙박스를 분석하면 침몰시간과 선박위치·속력·방위, 당시 선교에서 이뤄진 선원들의 대화내용 등 침몰원인을 규명하는 중요한 정보들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18일 “심해수색 업체인 오션 인피니티(Ocean Infinity)의 심해수색 선박인 시베드 콘스트럭터호가 17일(현지시간) 원격제어 무인잠수정(ROV)을 통해 선체 일부인 선교를 발견하고 인근 해저면에 이탈해 있는 VDR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시베드 콘스트럭터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오전 11시경 사고해역에 도착한 후 심해수색 작업을 진행해왔다. 현지시간 기준으로 선체(선교·브릿지)는 17일 00시 57분, VDR은 17일 오전 2시 17분에 각각 발견됐다.

작업에 착수한지 사흘 만에 선체 일부 및 VDR이 발견한 것이다. 심해수색 사례 중 상당히 빠르게 거둔 성과로 평가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심해수색을 통해 블랙박스를 발견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2번째 정도”라고 했다.



이번에 발견된 선교는 측면에 표시된 선박식별번호(IMO Number:9038725)를 통해 스텔라데이지호의 선교로 확인됐다. IMO 번호는 선박 등록부터 폐선 때까지 부여되는 선박의 고유 식별번호다.

선교는 본체로부터 이탈된 상태였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체구조 전문가들 말에 의하면, 스텔라데이지호가 무거운 철광석을 실었기 때문에 침몰 과정에서 압력에 의한 압괴현상으로 철판이 찢어지는 등의 손상이 나타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회수된 VDR /사진=외교부 제공 회수된 VDR /사진=외교부 제공
회수된 VDR은 현재 특수용액(De-ionized water)에 담겨 시베드 콘스트럭터호 안에 안전하게 보관 중이다.


VDR은 수색작업이 마무리된 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로 귀항하면, 전문업체를 통한 추출 작업을 거친 뒤 한국으로 전달될 계획이다. 우리 측에서는 해양경찰청과 해양안전심판원이 분석주체다.

VDR이 훼손됐을 가능성도 있으나 오션 인피니티 측에서 보내준 사진에 따르면, 내부 손상보다는 안전한 상태에 있다는 게 해수부의 판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블랙박스 안의 내용을 추출하면 날짜, 시간, GPS 선박위치, 속력, 방위, 선교녹음, VHF 통신, 레이더화면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선박정보와 기상상태를 연계해 운항의 적정성이나 사고 전 선박의 손상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오션 인피니티는 ▲선체 본체 발견 ▲미확인 구명벌 발견 ▲수중촬영을 통한 선체 상태확인 ▲3D 모자이크 영상재현 등을 위한 심해수색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시베드 콘스트럭터호는 1차 심해수색 실시 후 승무원 교체 등을 위해 이달 말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기항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동안 사고침몰 추정 위치를 기준으로 직사각형 모양의 넓은 면적(55km x 23km)에 저주파를 쏴서 식별한 것”이라며 “범위를 좁혀서 4km x 4km 내에서 본체를 찾기 위한 정밀수색 작업을 오늘부터 이틀에 걸쳐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해수부와 해경, 해심원이 공동작업을 하고 있다.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본체와 구명벌이 남아있기 때문에 처음에 원했던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특히 가족과 긴밀히 협의해 작업을 추진해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TOP